영화이야기/2002년 영화이야기

<워크 투 리멤버>- 사랑은 서로를 변화시키는 것.

쭈니-1 2009. 12. 8. 14:48

 



감독 : 아담 쉥크만
주연 : 맨디 무어, 쉐인 웨스트
개봉 : 2002년 6월 21일

쭈니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서로에게 길들여 지는 것.
사랑이란 서로 개성이 다른 사람들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맞춰어가며 둘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상대방에게 무조건 자기 자신에게 맞춰달라고 요구한다면... 요즘 흔히 나오는 이혼 사유인 '성격 차이'로 서로 헤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자기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것. 그건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사랑은 위대한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사랑이라는 이름만으로 이루어내기 때문에...
그리고 여기 그러한 사랑이 있습니다. 바로 <워크 투 리멤버>라는 요즘 영화답지않은 헐리우드의 멜로 영화속에...
솔직히 오늘 이 영화를 볼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기분도 꿀꿀하고해서 아무 생각없이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영화인 <뚫어야 산다>를 전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같이 영화를 본 후배는 오늘만큼은 로맨틱한 영화를 보고 싶다고 그러더군요.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하면서도 가슴에 와닿는 그런 영화를...
솔직히 다른때 같았으면 그녀의 그런 소망은 이루어지기 어려웠을 겁니다. 요즘처럼 영화가 점점 자극적으로 변하고 있을때에... 그것도 헐리우드의 블럭버스터가 판을 치고 있는 썸머시즌의 문턱에서 잔잔한 멜로 영화를 본다는 건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월드컵의 열기덕분에 헐리우드의 블럭버스터의 개봉시기가 늦춰져서인지 한산한 극장가엔 정말 요즘 영화같지 않은 잔잔한 멜로 영화가 걸려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워크 투 리멤버>입니다.
저도 멜로 영화는 좋아하는 편이지만 멜로 영화엔 지명도가 높은 스타가 나와야 재미있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탓에 전 <워크 투 리멤버>를 전혀 주목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그토록 원하니... 게다가 최근 며칠간 제가 고집을 부려 본 영화들이 거의 기대 이하였으니... 오늘만은 그냥 그녀의 뜻대로 영화를 보기로 한겁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났을때 전 그녀에게 영화 선택권을 준 제 자신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더군요. 요즘처럼 자극적인 영화가 판을 치는 시대에 오랜만에 순도 100%의 맑은 영화를 본 느낌입니다. ^^      


 

 

 


제게 신선한 충격을 준 <워크 투 리멤버>는 솔직히 말한다면 너무나도 평범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는 멜로 영화에 불과합니다.
성격이 다른 한 남자와 여자가 만나고, 서로 티격태격하며 가까워지고, 결국엔 사랑을 하게 되지만 여자는 불치의 병에 걸려 먼저 세상을 떠나고, 남겨진 남자는 여자를 그리워하며 평생을 보내고...
멜로 영화의 고전 <러브 스토리>를 떠올리는 이 영화의 스토리 라인은 평범,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는 그리 평범하지가 않습니다. 아니 평범하지만 자극적인 영화들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겐 오히려 신선한 충격을 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그 무엇이 그토록 신선한 충격이었을까요???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신선한 충격은 바로 낯설은 배우들의 매력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전 멜로 영화엔 예쁘고 멋진 스타급 배우들이 나와야 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연 배우들은 영화를 좋아한다고 자부하지만 이름한번 들어본적이 없는 배우들입니다.
맨디 무어... 팝계에선 잘 알려진 스타이라지만 팝에 대해 무지한 저로써는 당연히 이름을 처음 들어본 배우에 불과합니다.
쉐인 웨스트... 요즘 미국에서 잘나가는 청춘 스타라던데... 그의 출연작 리스트를 살펴보니 <오션스 일레븐>과 <드라큐라 2000>이 있던데... 하지만 역시 이름을 처음 들어본 배우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낯설은 배우들의 등장은 오히려 이 영화의 큰 장점입니다.
영화의 초반 랜든(쉐인 웨스트)은 껄렁한 반항아에 불과했으며, 제이미(맨디 무어)는 촌스러운 범생이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랜든이 제이미의 사랑스러운 면을 발견하듯이, 제이미가 랜든의 매력적인 면을 발견하듯이... 이 두 배우에 대해 백지 상태였던 저도 이 두 배우의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면을 발견했던 겁니다.
그건 두 배우에 대한 영화 이전의 이미지가 있었다면 절대 불가능했던 일이었을 겁니다. 오히려 두 배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기에 영화가 진행되면서 두 배우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수 있었던 겁니다.
멜로 영화에서 관객이 주인공한테 빠져드는 것은 아주 중요한 겁니다. 남자 관객들은 여자 주인공에게 빠져들고, 여자 관객들은 남자 주인공에게 빠져들어 이 두 캐릭터의 사랑이 마치 자기 자신의 사랑 이야기인양 착각을 하게 하는 것은 멜로 영화의 필수 요소입니다. <워크 투 리멤버>는 바로 이러한 것을 성공시킨 겁니다.


 

 

 

            
이 영화의 신선한 충격은 낯설은 배우들의 매력뿐만이 아닙니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도 도저히 요즘 영화답지 않다는 것도 역시 신선했습니다.
요즘 영화들... 뭐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더 잘 아실겁니다. 화면은 점점 잔인해지고, 편집은 마치 광고나 뮤직 비디오를 연상시키듯이 점점 빨라지며, 내용은 점점 자극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관객들 역시 이러한 추세에 길들여져 왠만큼 자극적이지 않으면 재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런데 <워크 투 리멤버>는 이러한 것들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가수인 맨디 무어를 캐스팅 했으면서도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캐스팅한 <크로스 로드>처럼 영화를 뮤직비디오처럼 찍지도 않았으며, 멜로 영화라면 한번쯤 나올법한 섹스씬도 이 영화엔 없습니다. 섹스씬이 없다면 노출씬이라도 있을법한데 그 흔한 노출씬조차 이 영화에선 찾아볼수 없습니다. 이 영화의 최대 노출씬은 랜든이 제이미의 어깨에 나비 판박이 문신을 새겨주는 장면일 정도입니다. 이것이 진정 테크노 시대에 나온 헐리우드 영화인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은 이 영화의 커다란 장점이 됩니다. 아마도 앞으로 몇년간은 또다시 이런 순도 100%의 영화를 만날수없을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낯설은 배우들의 뜻밖의 매력과 요즘 영화답지않은 잔잔한 스토리 전개에 신선한 충격을 받고 나면 또한가지 신선한 충격이 관객들을 기다립니다. 그것은 바로 너무나도 진솔한 스토리 전개입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이 영화의 스토리는 평범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영화속의 랜든과 제이미가 그렇듯이 풋풋하면서도 진솔하게 스토리를 진행시켜나갑니다.
전 영화가 어떻게 진행되어 나갈지 뻔히 알고있으면서도 이 영화속의 진솔함에 빠져 시간가는줄 모르고 랜든과 제이미의 사랑에 빠져들었습니다.
서로의 사랑으로 인하여 자기 자신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이 두 사람을 보며 진정한 사랑이란 저런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제이미와의 사랑을 통하여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게 마음을 닫아버렸던 랜든이 아버지와 화해하며 포옹하는 장면과 아내의 죽음 후 딸인 제이미를 과보호하던 목사가 랜든의 진정한 사랑에 그들의 사랑을 허락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의 결혼 장면등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분명 이러한 장면들이 새롭다거나 감동적인 장면들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감동을 느꼈던 이유는 아마도 이 영화의 진솔한 스토리 전개와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던 캐릭터들의 매력이 내게 감정이입을 시켰기 때문일겁니다.
영화가 끝나고 좀처럼 영화 재미있었다는 말을 않던 후배가 너무 감동적이었다며 호들갑을 떨더군요. 그녀는 이런 잔잔한 멜로 영화 한편 더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지만 더이상 <워크 투 리멤버>처럼 잔잔하면서도 진솔한 멜로 영화는 요즘 극장가에서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할수없이 우린 <워크 투 리멤버>의 OST를 사들고 영화의 삽입 음악을 듣는 것으로 잔잔한 영화 한편 더 보고 싶은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그녀는 제게 이러더군요.
'나도 저런 멋진 사랑 한번 해봤으면 좋겠어.'
사랑은 전염이 되나 봅니다. 사랑에 대해 냉철했던 그녀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아랑
당첨!! 이거 바야지^^  2002/06/25   
쭈니 그러다가 재미없으면 어쩌죠?
하지만 아랑님도 감수성이 풍부하시니까 이 영화, 재미잇게 보실꺼예요. ^^
 2002/06/25    
구구콘
사랑의 형태는 우리가 미처 알아보지 못할정도로 다양하고..
천천히..이미 우리 가까이 머물고 있었다!...^---^
이 영화이야기를 읽고나니 그런생각이 드네..
물론 영화이야기가 아니고 동준이..너..얘기쥐이..^--^v
 2002/06/25   
쭈니 무슨 얘기야?
알아듣게 설명해줘...
내가 좀 멍청하잖아. ^^;
 2002/06/25    
구구콘
안돼엡!!..사방이 적이잖아..ㅡㅡㆀ
약간의 힌트를 주자면..흠..
사랑을..멀리서 찾지말라고오~..
 2002/06/26   
쭈니 너, 자꾸 날 유혹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데...
멀리서 안찾으면 자주 놀러오는 네가 내 사랑??? ^^;
농담이다. 자살하지 마라. ^^
 2002/06/26    
구구콘
암튼..ㅡㅡㆀ (다들 눈만 높아서리..ㅡㅡ+..)
메인글에 사진올린단말이 없어서 이제 봤잖아?
좀더 올리지..왜..
간다이~~..(자살하러..^---^ㆀ )
 2002/06/27   
쭈니 사진이 있어야 올리지.
그것도 디지털카메라있는 친구들 꼬셔서 겨우 올린거야. ^^
그리고 자살하지 마라.
니가 자살하면 누가 오타 지적해주냐??? ^^;
 2002/06/27    
구구콘
헉..단지 오타땜시렁..ㅡㅡㆀ
참..그리고 공짜영화사이트중에 윈도우미디어로 재생되어 볼수있는곳 알면 갈켜주라..
유료말고~
 2002/06/29   
쭈니 나, 공짜 영화 사이트는 모르는데...
난 대부분 영화를 다운받아서 보는 편이라서...
도움이 못되네. 미안... ^^
 2002/06/29    
엘잠
OST중에선 브리티시 락밴드 Toploader의 Dancing In the Moonlight가 참 괜찮았네요.

쉐인웨스트가 여자친구 곤경에 처한거 보고 뚜껑열려서 친구한테 주먹날리는장면이 참 멋있었네요 ㅎㅎ

뻔한 영화인데 참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2007/11/04   
쭈니 뻔한 영화인데 괜찬앗다는 말씀에 심히 공감합니다. ^^  2007/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