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스테픈 홉킨스
주연 : 발 킬머, 마이클 더글라스
1896년 동부 아프리카를 주무대로 한 이 영화는 거대한 식인 사자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내건 정통적인 공포 영화이다. 그러나 스테픈 홉킨스 감독은 이 영화가 공포 영화라기보다 모험 영화이기를 바란듯 하다. 그렇기에 식인 사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두려움보다 헐리우드의 두 거물급 배우 발 킬머와 마이클 더글라스의 남성미에 그 초점을 맞춘다.
사실 스테픈 홉킨스 감독은 영화의 촛점을 제대로 맞춘 셈이다. [죠스]의 상어나 [아나콘다]의 거대한 뱀, [쥬라기 공원]의 공룡까지... 이미 자연의 두려움을 한껏 맛본 관객에게 사자라는 둥물은 '동물의 왕'이라고 일컬어지기는 하지만 오히려 친근감으로 인해 그 공포가 덜했을 것이다. 그러니 어차피 공포 영화가 되지 못할바엔 어드벤쳐 영화가 되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어드벤쳐 영화로도 이 영화는 그리 성공적이지 않다. 어드벤쳐 영화라 하기엔 너무 다음 장면이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사자를 소재로한 공포 영화라는 구상 자체가 무리였을 수도 있다.
이 영화가 스타로 내건 발 킬머와 마이클 더글라스의 연기 역시 기대이하이다. 아프리카를 동경하던 영국의 엔지니어 존 패터슨의 발 킬머는 자신의 야성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세계적인 헌터 레밍턴역의 마이클 더글라스 역시 자신의 지적인 매력을 활용하지 못했다.
차라리 두 스타못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사자들(이 영화에 출연한 12년생 사자 수단은 이미 [아웃 오브 아프리카]등의 영화에서 연기력(?)을 발휘했단다.)의 연기가 이 영화의 볼거리.
영화의 라스트에서 발 킬머의 총에 피를 흘리며 죽는 사자의 모습이 안타깝게 여겨지는 것 역시 그래서일까?
1997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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