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빅터 살바
주연 : 숀 패트릭 플레너리, 제프 골드브럼
한 임산부가 우연히 번개에 맞게되고 때이른 출산을 하게 된다. 태어날때부터 백반증으로 하연 피부를 가지게된 제레미(숀 패트릭 플레너리)는 어머니의 죽음과 자신을 아들로 받아들이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게된다. 그는 자신의 출산때의 일을 기억해내는 것이다. 그때의 상처와 외부의 편견때문에 할아버지 집의 지하실에서 숨어 살다시피한 제레미는 할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세상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 영화는 소재부터가 존 트라볼타 주연의 [페노메논]과 닮았다. 그러나 [파우더]는 [페노메논]보다는 진지하게 주제에 접근해 나간다. 빅터 살바 감독은 남들에 비해 판이하게 다른 외모를 가진, 그렇기에 철저하게 사회로부터 격리당하는 제레미를 통해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조심스럽게 되묻는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는 [페노메논]에서처럼 잘생긴 주인공도 없고, 가슴따뜻한 로맨스도, 유쾌한 농담도, 그리고 극적인 라스토도 없다.
[파우더]에는 철저하게 모든 사람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징그럽게 새하얀 제레미라는 소년만 있을 뿐이다. 그는 갓 태어난 자신을 보고 '이 앤 내 애가 아니야'라고 외치던 아버지의 절규를 기억하고 있으며 수백권의 책을 줄줄 외운다. 태어날때 어머니가 맞은 번개때문에 전기를 끌어들이는 힘이 있으며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는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보통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는 배척의 대상일 뿐이다. 보통 사람들은 남들과 다른 그의 외모와 비상한 능력을 시기하며 두려워한다. '너 같은 자식은 죽어야해'라고 외치는 보육원의 한 소년처럼 대부분의 사람이 제레미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은 이유없는 배척심일 뿐이다.
빅터 살바 감독은 이 영화에서 인간의 추악한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러면서 제레미의 순수한 마음을 그들과 비교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형성시킨다. 그 대표적인 장면이 사냥중 사슴을 총으로 쏜 부보안관에게 사슴의 고통과 두려움을 느끼게하는 장면은 단연코 압권이다.
그외에 과학시간에 '야곱의 사다리'라는 전기실험기계에서 전기를 빨아들이는 모습이라던가 마지막에 넓은 들판에서 번개를 빨아들이며 달려가는 제레미의 모습은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빅터 살바 감독은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면적인 모습이 아니라 내면적인 모습이라는 평범한 소재를 너무나도 아름답고 서글프게 그리고 특별하게 그려냈다.
1997년 10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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