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토마스 카터
주연 : 에디 머피, 마이클 윈코트
[너티 프로페서]로 기사회생한 에디 머피가 이제 헐리우드의 정상에 오르기로 결심한듯하다. 그러기위해선 먼저 연기변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그는 자신의 80년대 히트작 [48시간]시리즈와 [비버리 힐즈 캅]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수사 액션극으로 돌아갔지만 그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코믹 연기의 요소를 빼버렸다.
그것은 정말로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코믹 연기를 뺀 에디 머피를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에...
정말로 [메트로]는 에디 머피에게 있어서 파격적인 영화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에디 머피의 연기변신을 제외한다면 그야말로 평범한 헐리우드식 액션 영화에 불과하다.
이 영화에서 에디 머피가 맡은 역은 인질 협상가인 스캇 로퍼 역이다. 인질협상가라는 그의 직업이 의미하듯 스캇 로퍼의 임무는 말로써 범인과의 협상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여기까지 본다면 이 영화 역시 [48시간]과 [비버리 힐즈 캅]에서처럼 그의 입심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듯 하다.
그러나 에디 머피는 관객의 그런 기대를 초반부터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오프닝씬에서부터 그의 입심으로 어설픈 은행강도를 설득하는 듯 하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총으로 쏘아 버린다. 이 씬은 분명 관객에 대한 에디 머피의 선전포고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의 동료가 냉혹한 범죄자 마이클 코다(마이클 윈코트)에게 살해당하자 에디 머피는 분노에 휩싸인 복수의 화신으로 돌변한다. 그리고 관객의 예상대로 스캇 로퍼와 마이클 코다의 대결이 시작되고 스캇 로퍼의 애인은 인질로 잡히고 역시 주인공은 승리를 가둔다.
[메트로]는 헐리우드의 수사 액션물의 법칙을 단 하나도 어기지 않고 그대로 실천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는 개성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케이블카 추격씬이나 애인을 인질로 잡힌 스캇 로퍼와 코다의 아일랜드 부두 라스트씬은 분명 헐리우드 특유의 파괴력과 긴장감을 가지고 있지만 이전 액션 영화에서의 엇비슷한 씬때문에 관객의 뇌리속에서 금새 잊혀진다.
스토리 구성도 엉성하다. 마이클 코다는 경찰이 자신의 집을 방문하여 자신을 의심하자 그를 죽여버린다. 그토록 냉철한 그가 왜 경찰을 죽임으로써 사건을 확대시켰을까? 또 영화 중반 코다는 세탁물에 뒤섞여 감옥에서 탈출한다. 이 씬은 탈옥씬중에서 그 동안의 영화중 가장 엉성하다. 미국의 감옥이 그렇게 허술하다는 것도 말이 안되지만 그의 탈옥 장면이 모두 삭제되어 버렸다. 감독은 코다와 로퍼의 라스트씬을 위해 무리하게 스토리를 구성해 나갔으며 그것은 오히려 영화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고 말았다.
결국 코미디의 천재 에디 머피를 심각한 액션 스타로 변신시키면 장사가 될것이라는 얄팍한 생각덕에 아무 개성도 없는 허술한 수사 액션 영화 [메트로]가 탄생하였으며 [너티 프로페서]로 오랜만에 관객에게 친절히 서비스했던 에디 머피는 다시한번 쓰디쓴 실패를 경험해야 했다. 그리고 에디 머피는 다시 코미디물로 복귀한단다.
1997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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