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L.A. 2013(Escape From L.A.) ★★★1/2

쭈니-1 2009. 12. 9. 11:21

 

 



감독 : 존 카펜더
주연 : 커트 러셀, 팜 그리어, 스티브 부쉐미

20세기가 끝날때쯤 미국엔 큰 지진이 일어나 LA 지역이 미국본토에서 떨어져나가자 새로 선출된 미 대통령은 미국전역의 범죄자들을 LA에 종신유배시킨다. 미국은 21세기에 들어서자 제 3세계 전역으로 패권을 넓혀가고 자국내에서도 술, 담배, 마약, 총소지, 여자와 심지어 육식까지 금하는등 탄압을 강화한다. 대통령은 종신재임하게 되었으며 수도도 대통령의 고향으로 옮긴다.
이것이 존 카펜더 감독이 바라본 21세기 미국모습이다. 모든 자유가 사라져보린 미국. 오히려 유배지인 LA만이 미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곳이다. 이런 암흑적인 상황에서 언제나 그렇듯 초인적인 주인공 스네이크 플리스틴(커트 러셀)이 나타난다. 그는 범죄자로 LA에 유배될 상황. 그때 대통령과 사령관이 그에게 한가지 제안을 한다. LA의 갱단두목 쿠에르보 존스(팜 그리어)에게 탈취당한 블랙박스를 되찾아오라고. 그 블랙박스엔 전세계의 전원을 한꺼번에 없애버릴수있는 유도장치가 있었고 플리스킨은 10시간안에 블랙박스를 찾지않으면 바이러스에 의해 죽을 위기에 처한다.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이 영화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액션영화이다. 아니 너무 뻔한 줄거리때문에 [스타게이트], [화이널 디씨전]의 액션스타 커트 러셀이 나오지 않았다면 B급 액션영화로 분류하기 쉬울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이 영화의 배경을 살펴보면 이 영화는 존 카펜더 감독의 미국과 헐리우드에 대한 경고이다. 이 영화에서 최고의 악당은 미대통령이다. 그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 딸을 전기위자에 앉히고 죄없는 사람들을 가두고 학살하려한다. 악의 소굴로 변한 LA 역시 헐리우드 시스템에 대한 존 카펜더의 경고이다. 그는 폐허가된 헐리우드를 보여주며 즐기는듯 했고, 마지막 라스트엔 플리스킨이 유도장치를 작동시킨으로써 문명을 지탱해주는 전세계의 전원을 모두 없애버린다. 이제 암흑에서 전세계는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이 영화는 너무 재미없고 유치하며 뻔하다. 이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시뮬레이션 화면은 플리스킨이 1인용 잠수정을 타고 LA해안에 가는 장면과 헬기장면등 여러 장면에서 사용되었으나 첫눈에 진짜가 아닌 가짜 시뮬레이션 화면이라는 것을 눈치챌수 있게끔 처리하였다. 기술적인 면에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헐리우드 영화치고는 너무 허술하다.
스토리전개 역시 헛점이 너무 자주 눈에 뜨인다. 위기에 빠질때마다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는 모습들은 억지로 위기상황을 만들어나가는 엉터리 상황으로 관객에게 비춰진다. 만약 이것이 영화가 아닌 실제라면 주인공인 플리스킨은 이미 수십번은 죽었을 것이다. 게다가 영화초반부터 폴리그램 영상으로 자주 관객을 속여대는데 솔직히 불쾌하다.
역량있는 감독인 존 카펜더는 컬트적인 연출기법과 미국사회에 대한 경고로 특이한 액션 영화를 만들려했으나 오락적인 측면에서 실패를 거두었으며, 2천만불이라는 거액으로 캐스팅된 커트 러셀은 전설적인 범죄자 스네이크 플리스킨이라는 캐릭터의 이미지와 너무 맞지 않았다.
아무래도 존 카펜더 감독은 [괴물], [나이트 메어], [매드니스]등과 같은 괴기호러영화 연출이 적합한듯 보이며 액션 영화로의 외도는 전혀 맞지않는다. 커트 러셀 역시 [화이널 디씨전]에서 보여주었던 깔끔한 이미지가 어울린다. 외꾸눈에 지저분한 외모에 거칠은 캐릭터는 그의 이미지상으로는 능력부족인듯 하다.

1997년 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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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기대했다가 실망해서인지 악평이 주를 이루는 군요. 이 영화가 미국과 헐리우드에 대한 경고라고 그 당시엔 생각했는데... 지금 제 생각은 평범한 SF 액션 영화에 너무 과분한 의미를 부여한것 같네요. 그래도 독재자적인 미대통령에 대한 이미지는 어느정도 맞은듯... 지금 미국은 전쟁을 일삼는 부시가 집권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  2005/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