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14년 영화이야기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 - 마블 유니버스는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이더라.

쭈니-1 2014. 3. 31. 18:08

 

 

감독 : 조 루소, 안소니 루소

주연 :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사무엘 L. 잭슨, 세바스찬 스탠, 안소니 마키, 로버트 레드포드

개봉 : 2014년 3월 26일

관람 : 2014년 3월 30일

등급 : 15세 관람가

 

 

웅이와 나만의 비밀이 생기다.

 

저만큼이나 슈퍼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는 웅이. 그렇기에 2014년의 첫 슈퍼 히어로 영화인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는 웅이에게 굉장한 기대작이었습니다. 저 역시 웅이와 함께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를 극장에서 함께 보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렇기에 웅이에게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의 전편인 [퍼스트 어벤져]를 미리 보여주는 것도 잊지 않았고요.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이 나타났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의 관람 등급이 15세 관람가로 확정된 것이죠. 올해로 12세가 된 웅이. 물론 보호자와 함께라면 12세인 웅이가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를 극장에서 볼 수 있지만, 문제는 바로 구피입니다. 

구피가 이렇게 관람 등급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에 개봉한 [로보캅] 때문입니다. [로보캅]의 관람 등급은 12세 관람가. 저는 이 영화를 웅이와 함께 보고 싶었지만, 굉장히 잔인했던 폴 버호벤 감독의 [로보캅]을 기억하던 구피는 격렬하게 반대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웅이가 아닌 구피와 [로보캅]을 봤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고 구피는 "이 영화가 어떻게 12세 관람가야!"라며 분노하더군요. 사람을 죽이는 장면도 많이 나오고, 특히 알렉스 머피(조엘 키나만)와 그의 아내인 클라라(에비 코니쉬)의 배드씬이 아주 잠깐 등장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스파이더맨 3]를 보며 제게 "아빠, 그런데 왜 주인공들이 키스를 할때 입을 벌려요?"라는 질문으로 저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웅이. 구피는 [로보캅]을 보고 나오는 길에, 앞으로 12세 관람가 영화라고 할지라도 웅이를 데리고 극장에 가고 싶으면 먼저 영화를 보고나서 웅이가 봐도 되는지, 안되는지 판단한 후에 데리고가라며 경고아닌 경고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의 관람 등급이 15세인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구피가 알면 웅이의 영화 관람을 무조건 반대할 것이 분명했습니다. 저와 웅이가 얼마나 기대했던 영화인데... 그래서 일단 이 영화의 관람 등급을 구피에게 숨기기로 했습니다. 영화를 예매하겠다는 제게 구피는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의 관람 등급이 어떻게 되는데?"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했지만, 저는 "당연히 12세 관람가지."라는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이 글을 읽게 된다면 구피도 이제는 진실을 알게 되겠죠? 전 이제 구피에게 혼나는 일만 남았습니다. ^^  

  

 

'캡틴 아메리카'에 내가 이토록 열광할줄은 몰랐다.

 

솔직히 제가 할리우드의 슈퍼 히어로 무비에 대한 열광적인 팬이지만, '캡틴 아메리카'만큼은 [퍼스트 어벤져]를 보기 전부터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는 이름에서부터 코스튬까지 "난 미국적인 영웅이다."를 너무 자랑스럽게 대놓고 내세우기 때문입니다.

물론 압니다. 미국영화에서 미국적인 영웅을 내세우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미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너무 과한 미국적 영웅에 거부감을 드는 것 역시 당연합니다. 아마 그렇기 때문에 [퍼스트 어벤져]는 국내 개봉에서 '캡틴 아메리카'라는 이름을 영화의 제목으로 내세우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처럼 이름에서부터 '캡틴 아메리카'에 거부감을 느끼는 우리나라 관객들이 많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막상 [퍼스트 어벤져]를 보고나니 그러한 제 선입견은 깨졌습니다. 미국의 건장한 젊은 남성이라면 누구나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신만은 그럴 수 없다는 자괴감과 자신의 나약한 몸에 대한 콤플렉스을 이겨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가련한 말라깽이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 그의 모습을 보며 저는 어느 순간부터 너무 마른 몸매 때문에 군입대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던 제 모습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되었습니다.

일단 스티브 로저스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캡틴 아메리카'에 대한 선입견이 깨지자 [퍼스트 어벤져]는 제게 재미있는 오락 영화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멈추지 않았죠. [어벤져스]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헐크', '아이언맨', '토르' 등 막강한 슈퍼 히어로들의 리더가 되어 지구를 지키기 위한 맹활약을 하며 그 인지도를 넓혀갔습니다. 이제 더이상 '캡틴 아메리카'는 너무 미국적인 영웅이라는 선입견으로 인하여 거부감이 되는 슈퍼 히어로가 아닌 것입니다.

 

사실 [퍼스트 어벤져]는 '캡틴 아메리카'의 탄생이라는 어려운 과제로 인하여 슈퍼 히어로 영화라기 보다는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한 액션영화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렇기에 [퍼스트 어벤져]는 다른 마블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 영화들과 비교해서 월드 와이드 흥행 수입이 저조했고, 우리나라에서도 5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는 그 모든 굴레에서 벗어났습니다. 이제 '캡틴 아메리카'는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과거의 전쟁에서 벗어나 '어벤져스'의 리더의 위상에 걸맞는 최악의 적과 마주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때맞춰 등장한 것이 바로 '윈터 솔져'입니다.

'윈터 솔져'가 '캡틴 아메리카'에게 최악의 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의 정체가 바로 스티브 로저스의 오랜 친구인 버키 반즈(세바스찬 스탠)이기 때문입니다. '윈터 솔져'의 정체를 알기에 '캡틴 아메리카'는 그를 공격할 수도, 그렇다고 안할 수도 없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는 그러한 '캡틴 아메리카' 최악의 위기를 액션과 스릴러를 섞어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오락영화로 만들어 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에는 더이상 미국적인 영웅은 없습니다. 단지 적과 동료를 구분하기 힘든 혼란의 상황으로 '캡틴 아메리카'를 몰아 넣고, 그가 이 모든 혼란을 해치고 진실을 밝힘으로서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이야기가 있을 뿐입니다. 더이상 쉴드조차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새로운 팀을 결성합니다. 그리고 그가 결성한 팀은 '어벤져스'에 버금가는 위력을 발휘합니다.

 

 

새로운 '어벤져스'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가 대단한 이유는 바로 그것입니다. 너무 미국적 영웅이라는 '캡틴 아메리카'의 태생적 한계를 이 영화는 영화적 재미로 당당하게 극복해 냅니다. 그러한 영화적 재미의 한가운데에는 적과 동료를 구분하기 어려운 혼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를 기나긴 잠에서 깨워 지금의 슈퍼 히어로로 거듭나게 한 곳은 바로 닉 퓨리(사무엘 L. 잭슨)의 쉴드입니다. 하지만 영화의 초반 해적에게 납치된 쉴드의 배에서 인질들을 구출하는 작전을 수행하며 '캡틴 아메리카'는 닉 퓨리에게 다른 숨겨진 의도가 있음을 눈치챕니다. '캡틴 아메리카'로서는 닉 퓨리와 닉 퓨리의 명령으로 또 다른 임무를 수행한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를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혼란의 상황에서 옛 친구였던 버키 반즈가 '윈터 솔져'로 부활하여 닉 퓨리를 암살합니다. 닉 퓨리의 상관인 알렉산더 피어스(로버트 레드포드) 국장은 '캡틴 아메리카' 체포 명령을 내리고, 결국 '캡틴 아메리카'는 쉴드의 옛 동료들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누구를 믿어야 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누구의 도움을 받아야할까요?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의 첫번째 영화적 재미는 바로 그러한 혼란입니다. 지금까지의 액션영화에서 선과 악의 구분은 명확했습니다. 그러한 명확한 선과 악의 구분이 영화를 재미있게 한다고 다들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그러한 경계는 무너졌습니다. 영웅보다 매력적인 악당이 등장하기도 하고, 무조건적인 절대악보다는 사연이 있는 악당이 등장하며 선과 악의 구분은 점차 허물어졌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는 바로 그러한 선과 악의 혼란을 영화의 재미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연 내부로부터 암적인 병이 터져버린 쉴드를 더이상 선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억을 잃은 채 '윈터 솔져'라는 암살자가 된 버키 반즈는 무조건적인 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캡틴 아메리카'는 이 모든 혼란 속에서 나름의 기분을 정하고 혼란을 대처해나갑니다. 그가 정한 선의 기준은 바로 진실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바로 그러한 상황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진실을 밝히기 위한 새로운 팀을 구성합니다. 이미 [아이언맨 2]에서 애매모호한 선과 악의 경계에서 매력을 발산했던 블랙 위도우와 새로운 캐릭터 샘 월슨(안소니 마키)의 가세는 알 수 없는 적으로부터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캡틴 아메리카'에게 든든한 동료가 됩니다.

세계 최고의 스파이라고 할 수 있는 블랙 위도우는 정보전에 강하기에 적이 숨겨놓은 비밀을 파헤치는데 능력이 특화되어 있습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슈트를 착용하여 팔콘이라는 새로운 영웅이 되는 샘 월슨은 공중전에서 위력을 발휘합니다. 그리고 육탄전의 대가 '캡틴 아메리카'가 함께 했으니 이들 조합은 어쩌면 '어벤져스'의 그 막강한 슈퍼 히어로 집단을 연상시킬 정도로 매력적이었습니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 그들 스스로의 장점을 발휘하여 각자의 위치에서 적을 물리치는 장면은 이 새로운 팀이 얼마나 완벽한지 보여주는 한 예입니다.

종합하자면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는 액션, 스릴러, 첩보까지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영화적 재미를 보여줍니다. [퍼스트 어벤져]에서부터 '캡틴 아메리카'의 오랜 숙적인 히드라를 되살려 내고, 쉴드의 조직 깊숙이 뿌리 내린 히드라를 정체를 밝혀내는 과정도 좋았고,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팔콘의 팀웍과 그로인한 액션 쾌감도 좋았습니다. 이제 '캡틴 아메리카'는 더이상 미국적인 영웅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원작 마블 코믹스를 보면 영화의 미래가 보인다.

 

자! 이쯤에서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를 보기 전에 열심히 제 용돈을 투자해서 마블 코믹스를 사서 읽은 것에 대한 실력을 발휘해볼까요? 지금까지는 영화를 안본 분들을 위해 나름 최대한 스포를 삼가했지만, 마블 코믹스와 영화를 비교하는 아래의 글에서는 영화의 스포가 본의 아니게 튀어 나올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영화에서 버키 반즈는 스티브 로저스의 오랜 친구 사이로 나옵니다. 하지만 마블 코믹스에서는 스티브 로저스의 친구가 아닌 사이드킥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사이드킥은 슈퍼히어로의 곁에서 그들을 보좌하는 조수를 일컫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사이드킥이라는 '배트맨'의 사이드킥인 로빈이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사이드킥인 버키 반즈보다는 스티브 로저스의 친구인 버키 반즈가 조금 더 매력적이긴 합니다.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는 마블 코믹스의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 얼티밋 컬렉션>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 얼티밋 컬렉션>에서도 버키 반즈가 기억을 잃은채 '윈터 솔져'가 되어 '캡틴 아메리카'를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윈터 솔져'를 조종하는 구소련의 체제를 신봉하는 알렉산더 루킨 장군이라는 캐릭터가 영화엔 없다는 점입니다.

사실 알렉산더 루킨은 '윈터 솔져'를 이용하여 레드 스컬을 암살하지만, 코스믹 큐브의 부작용으로 레드 스컬을 자신의 머릿속에 들여놓게 됩니다. 한마디로 알렉산더 루킨과 레드 스컬은 동인 인물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는 레드 스컬을 부활시키지 않기로 결심한 것 같습니다. 그 대신 알렉산더 피어스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알렉산더 루킨의 역할을 대신 맡기고, 그가 히드라를 신봉하는 선에서 마무리합니다. 그래도 알렉산더 루킨과 알렉산더 피어스는 이름이 같게 설정했으니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는 마블 코믹스의 원작팬들에게 최소한의 팬서비스는 한 셈입니다.

 

마블 코믹스를 읽으며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어벤져스'의 해체를 다룬 <어벤저스 디스어셈블드>와 <하우스 오브 엠>, <시빌 워>와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를 보고나니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이들 이야기들이 영화화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영화의 첫번째 히든 영상에서 스칼렛 위치와 퀵 실버가 등장합니다. 쌍둥이 남매인 이들은 마블 코믹스에서 [엑스맨]의 악당인 매그니토의 자식입니다. 하지만 모두들 아시다시피 [엑스맨]과의 판권 문제로 스칼렛 위치와 퀵 실버가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나온다고 해도 매그니토는 거론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러한 판권 문제까지 얽혀있는 스칼렛 위치와 퀵 실버가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굳이 등장해야 하는 것일까요? 제 생각에는 <어벤저스 디스어셈블드>와 <하우스 오브 엠>의 영화화에 대한 포석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블 코믹스에서 저 두 사건은 바로 스칼렛 위치와 퀵 실버가 저지른 악몽과도 같은 사건이거든요.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 얼티밋 컬렉션>과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을 읽으며 스티브 로저스와 사랑하는 사이인 샤론 카터라는 캐릭터에 애착이 생겼습니다. 샤론 카터는 <퍼스트 어벤져>에서 스티브 로저스가 데이트 신청까지 했던 페기 카터의 조카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비운의 캐릭터이기도 했습니다. 과연 그러한 샤론 카터가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에서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할까요? 정답은 기대한 만큼... 입니다.

 

 

<시빌 워>,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의 영화화는 가능할까?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에서 샤론 카터는 스티브 로저스의 옆집에 사는 간호사로 위장하여 스티브 로저스를 보호하는 쉴드의 특수요원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에는 그녀의 비중이 조금씩 커지는데, 급기야 영화의 마지막에는 스티브 로저스와 샤론 카터가 사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둡니다.

비록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에서 샤론 카터의 비중은 딱 거기까지였지만, 이후의 영화에서 샤론 카터가 스티브 로저스의 연인으로 급부상된다면 언젠가는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의 영화화가 가능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의 영화화가 가능해진다니...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슬프네요.

 

영화의 후반부에는 더이상 쉴드의 국장 자리를 지킬 수 없는 닉 퓨리의 모습이 나옵니다. 이는 꽤 중요합니다. 마블 코믹스에서는 닉 퓨리가 쉴드의 국장의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마리아 힐이 새로운 쉴드의 국장이 되는데, 그로인하여 슈퍼 히어로끼리의 전쟁인 <시빌 워>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닉 퓨리가 강력한 카리스마로 쉴드의 국장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면 초인 등록법 따위가 통과될리가 없었고,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이 극단적인 전쟁을 벌일 이유도 없었겠죠. 갑자기 마리아 힐이 미워집니다.

아! 마블 코믹스의 세계는 너무 매력적이어서 빠져나올 수가 없네요. 영화는 영화대로, 코믹스는 코믹스대로, 이거 완전히 늪입니다. 당분간 저는 이 늪에서 빠져나올 수도, 아니 빠져나오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기대하면서 또 다른 마블 코믹스를 파고드는 수 밖에요. 

 

오늘도 나는 마블 코믹스의 늪에 빠져

행복한 허우적거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늪... 참 빠져나오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