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라자 고스넬
주연 : 행크 아자리아, 닐 패트릭 해리스, 브렌든 글리슨, 제이마 메이스
더빙 : 박명수
개봉 : 2013년 8월 1일
관람 : 2013년 8월 4일
등급 : 전체 관람가
오뉴월 감기에 덜컥 걸린 웅이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저희 가족은 토요일 새벽같이 일어나 강원도 삼척에 있는 환선굴에 갈 계획이었습니다. 이미 여행사에 예약도 전부 해놓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금요일 새벽, 웅이가 갑자기 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해열제가 없어서 새벽에 해열제를 구하기 위해 편의점으로 뛰었습니다.(이럴땐 정말 편의점에 상비약을 판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 것인지...) 편의점에서 구한 해열제로 겨우 급한 불은 껐지만, 갑작스러운 웅이의 고열에 저희 가족은 모두 혼비백산.
금요일 아침, 저와 구피는 정상적으로 회사에 출근했지만, 외할머니와 병원에 간 웅이가 열이 40도를 넘고, 약을 먹어도 전부 토해버린다는 소식에 구피는 근무 도중 집으로 뛰어가야 했습니다. 저 역시 친구와의 약속을 모두 취소하고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곧바로 뛰어 갔습니다. (저도 구피처럼 조퇴하고 빨리 집으로 가려고 했지만 구피왈... 자기는 안오는 것이 도와주는거야. 헐~)
아픈 와중에도 '그럼 환선굴에는 언제가요?'라며 환선굴에 가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웅이. 몸이 아파도 환선굴은 갈 수 있다며 애처로운 눈빛을 보냅니다. 여름방학을 맞이한 웅이와의 첫 가족여행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일요일이 되자 웅이의 열도 내리고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뒤늦게 '환선굴로 출발!'을 외칠 수도 없는 일. 결국 온가족이 [개구쟁이 스머프 2]를 관람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습니다.
전편인 [개구쟁이 스머프]는 2011년 8월 이번과 마찬가지로 온가족이 극장으로 출동하여 관람하였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애니메이션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구피는 저와 웅이가 영화를 볼 땐 집에서 쉬거나, 따로 쇼핑을 하며 저희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개구쟁이 스머프]만큼은 함께 극장에서 보겠다며 선언을 한 것이죠. 그만큼 [개구쟁이 스머프]는 저와 구피 세대에겐 추억을 자극하는 애니메이션이었던 것입니다.
3D로 만들어진 스머프에게 비호감의 김정을 드러내며 [개구쟁이 스머프]를 보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웅이 역시 구피가 함께 극장에 가겠다는 말에 '그럼 저도 볼래요.'라고 극장으로 따라 나섰었습니다. 그렇게해서 2년 전 저희 가족의 스멉한 [개구쟁이 스머프]의 영화 관람이 이뤄졌습니다.
그러한 2년 전의 추억이 있었기에 [개구쟁이 스머프 2]가 개봉했을 때에는 누구 하나 이견의 여지없이 당연히 극장으로 출동할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1편을 통해 비호감이던 스머프가 호감으로 바뀌었던 웅이와, 여전히 어린 시절로의 추억 여행에 목말라있던 저와 구피는 '랄라라 랄라라~' 스머프송을 부르며 극장으로 향한 것이죠. 환선굴에 대한 아쉬움을 단숨에 날려버린 쭈니네 가족의 [개구쟁이 스모프 2] 관람기. 그 즐거웠던 영화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스머프가 파리에 간 까닭은?
전편인 [개구쟁이 스머프]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평화로운 스머프 마을에 사악한 마법사 가가멜(행크 아자리아)이 처들어옵니다. 결국 파란 달이 뜰 때만 열리는 마법의 문을 통해 가가멜을 따돌린 파파 스모프의 일행은 뉴욕 도심 한복판에 떨어지고 맙니다.
[개구쟁이 스머프]는 스머프들이 뉴욕에 가서 벌어지는 소동극입니다. 동화의 공간에서 튀어 나온 스머프와 가가멜. 그들은 현실의 공간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정신없는 뉴욕 한복판에서 동화와 같은 소동을 벌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파리입니다. [개구쟁이 스머프 2]는 뉴욕을 벗어나 파리로 자리를 옮긴 것입니다. 과연 스머프들이 파리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영화의 설정대로라면 가가멜이 때문입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뉴욕에서의 소동 덕분에 스타 마법사가 된 가가멜. 그는 마법의 근원이며 스머프의 몸에서 추출한 에센스가 떨어지자 자신이 창조해낸 가짜 스머프 벡시와 해커스를 진짜 스머프로 만들어 에센스를 추출하려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파파 스머프의 비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파파 스머프의 비법을 알 고 있는 스머페트를 납치한 것이죠.
그런데 스머프가 파리에 간 까닭에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하네요. 그러한 감춰진 속내를 알아내려면 1편의 흥행 성적을 주목해야합니다.
[개구쟁이 스머프]는 북미 흥행 성적이 1억4천2백만 달러입니다. 꽤 좋은 성적임에는 분명하지만 순수제작비가 1억1천만 달러가 투입된 영화치고는 아쉬운 성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월드와이드 흥행성적이 무려 5억6천3백만 달러가 넘었습니다. 4억2천1백만 달러 이상을 북미 시장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벌어들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흥행 성적은 유럽에서 거둔 것이라 합니다.
북미보다 유럽에서 [개구쟁이 스머프]에 더욱 열광한 이유는 이 영화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TV 애니메이션 <개구쟁이 스머프>는 미국의 한나 바버라 프로덕션에서 제작되었지만, TV 애니메이션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원작만화는 벨기에의 작가 피에르 클리프드의 작품이라 합니다. 결국 [개구쟁이 스머프]의 고향은 유럽인 셈입니다.
1편에서 북미 흥행 성적의 3배에 가까운 흥행성적을 유럽 시장에서 올린 것을 확인한 제작사는 부랴부랴 2편의 무대를 파리로 옮긴 것입니다. 할리우드의 치밀한 흥행 전략이 돋보이는 설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스머페트 활용법.
TV 시리즈인 <개구쟁이 스모프>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스머프 캐릭터는 누가 뭐래도 파파 스머프입니다. 하지만 그 둘을 제외하고 인기 투표를 한다면 익살이 스머프, 주책이 스머프, 똘똘이 스머프 등 여러 인기 캐릭터들로 표가 분산될 것입니다.
스머프 캐릭터는 개성이 뚜렷합니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외모적인 부분에서는 거의 똑같습니다. 꽃미남이라 자신하는 허영이 스머프 역시 모자에 꽃을 단 것을 제외하면 외모적인 부분에서 별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 다른 스머프와는 달리 뚜렷하게 다른 외모를 지닌 스머프가 있습니다. 바로 스머페트입니다. 스머프가 모두 남성인데 반에, 스머페트만은 유일한 여성 스머프인 셈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개구쟁이 스머프 2]에서도 오프닝 부분에 소개되었지만, 스머페트는 진짜 스머프가 아닌 가가멜이 스머프를 잡기 위해 창조해낸 가짜 스머프인 것입니다.
제가 비록 어린 시절에 <개구쟁이 스머프>를 봤지만, 스머페트의 탄생 부분을 담은 에피소드만큼은 뚜렷하게 기억합니다. 그만큼 스머페트의 등장은 <개구쟁이 스머프>의 열렬 시청자인 제겐 신선한 충격과도 같았습니다.
1편에서 스머패트는 마치 여전사로 활약하며 매력을 드러냈지만, 2편에서는 드디어 그러한 스머페트의 탄생에 대한 고뇌가 드러납니다. 비록 지금 현재 스모프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자신은 진짜 스머프가 아닌 가짜 스머프라는 사실은 스머페트에게 고뇌를 안겨줍니다.
그러한 고뇌를 안고 있는 스머페트에게 벡시와 해커스가 등장합니다. 그들 역시 스머페트와 같이 가가멜이 창조해낸 가짜 스머프이기에 스머페트는 벡시와 해커스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줍니다.
제가 [개구쟁이 스모프 2]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스머페트의 활용법입니다. 스머프 중에서도 가장 뚜렷한 개성을 가진 스머페트는 수 많은 스머프 중에서도 가장 매력있는 캐릭터입니다. 1편에서는 그러한 스머페트를 여전사로 활용했지만, 2편에서는 스머페트가 안고 있을 수 밖에 없는 고뇌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가운데 벡시와 해커스의 등장은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이라는 속편 영화의 법칙을 충실하게 따릅니다. TV 시리즈에서도 나온 적이 없는(제 기억으로는...)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으로 영화의 재미를 다변화시킨 [개구쟁이 스머프 2]는 스머페트를 제대로 활용함으로서 속편의 재미도 획득한 것입니다.
패트릭... 그는 여전히 이 동화속 세계와 잘 어울린다.
<개구쟁이 스머프>가 영화화되며 스머프의 주요 공간인 동화속의 스머프 마을이 아닌, 현실의 세계로 무대가 옮겨졌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동화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캐릭터가 필요했습니다. 1편에서 패트릭(닐 패트릭 해리스)은 그러한 역할을 제대로 잘 해냈습니다.
1편에서 사랑하는 아내 그레이스(제이마 메이스)의 임신과 회사에서의 승진 문제로 고민에 빠졌던 전형적인 현실의 캐릭터 패트릭. 그는 가장으로서의 의미를 버거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그에게 파파 스머프의 등장은 서로에게 힐링이 됩니다. 파파 스머프는 낯선 인간 사회에서 패트릭의 도움을 받게 되고, 패트릭은 수 많은 스모프들의 가장 노릇을 하고 있는 파파 스머프를 보며 가장으로서의 자신의 의무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게 됩니다.
2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그레이스 사이에서 귀여운 아들 블루를 낳은 패트릭. 그런 그에게 또 다른 문제가 있었으니 새아빠(브렌든 글리슨)와의 불화입니다. 패트릭은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새아빠를 인전하지 않고 배척했던 것입니다.
그러한 패트릭의 상황은 자신을 만들어준 아빠인 가가멜과 자신을 진정한 사랑을 키워준 아빠인 파파 스머프 사이에서 고뇌에 빠진 스머페트의 상황과 교묘하게 연결됩니다.
[개구쟁이 스머프 2]는 또다시 패트릭을 내세워 동화와 현실을 효과적으로 연결시키며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역시 패트릭의 새아빠라는 매력적인 캐릭터 하나를 더 추가하며 속편의 법칙을 완성하는 놀라움도 잊지 않았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준비되었습니다. 2편답게 전편과 비교해서 늘어난 새로운 캐릭터, 그리면서 패트릭을 통해 현실과 동화를 잇는 기발함, 싱크로율 100%의 행크 아자리아를 내세운 귀여운 악당 가가멜의 우스꽝스러운 활약 등등. [개구쟁이 스머프 2]는 결코 전편과 비교해서도 뒤떨어지지 않는 재미를 갖추고 있습니다.
전편은 스머페트, 주책이 스머프, 투덜이 스머프와 함께 똘똘이 스머프와 덩치 스머프를 내세웠고, 이번 2편에서는 스머페트, 주책이 스머프, 투덜이 스머프와 함께 허영이 스머프를 내세우며 전편과 살짝 변화를 줬습니다. 그만큼 스머프 캐릭터는 무궁무진합니다. 만약 3편이 나온다면 또다른 개성 강한 스머프들이 활약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무대는 현실의 세계가 아닌 스머프 마을이 어떨런지... <개구쟁이 스모프>와의 추억이 앞으로도 계속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를 본 후 웅이의 궁금증...
아짜 그런데 왜 스머프는 여자가 없어요?
글쎄... 그건 아빠도 어린 시절 품었던 의문이었단다.
세월이 흘러도 풀리지 않는 스머프의 의문!!! ^^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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