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반가운 영화 한편이 3D로 재개봉됩니다. 바로 [쥬라기 공원]입니다. 1993년 개봉한 이 영화는 당시 획기적인 특수효과로 수천만년전 멸종한 공룡들을 스크린 속으로 부활시켰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20년전 [쥬라기 공원]을 처음 봤을 때의 그 놀라움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그러한 놀라운 특수효과의 힘으로 인하여 결국 [쥬라기 공원]은 북미흥행 기준으로 1993년에 가장 높은 흥행을 기록한 영화가 되었으며, 1997년 [쥬라기 공원 2 : 잃어버린 세계], 2001년 [쥬라기 공원 3]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최근에는 [쥬라기 공원 4]의 제작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습니다.
어렸을적부터 한결같이 장래희망이 공룡박사인 웅이는 6살때 이미 [쥬라기 공원] 3부작을 섭렵했습니다. 저는 공룡이 사람을 잡아 먹는 장면에서 웅이가 무서워할줄 알았는데 오히려 웅이는 "아빠, 그냥 영화일 뿐이잖아요."라고 태연하게 말해서 저를 깜짝 놀라게 했던...
그 이후로 저는 웅이를 위해 공룡 영화는 물론 공룡 다큐멘터리까지 열심히 찾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쥬라기 공원 3D] 개봉 기념으로 제가 그동안 열심히 찾았던 공룡 영화들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애니메이션에서 공룡은 인기 폭발...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소동], [다이너소어], [아이스 에이지 3 : 공룡시대], [고녀석 맛나겠다], [극장판 도라에몽 : 진구의 공룡대탐험]
아무리 특수효과가 발달하였다고해도 공룡을 영화 속에 등장시키는 것은 아직까지 거대한 제작비가 듭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영화에 비해 상상력의 폭이 넓은 애니메이션. 게다가 어른보다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공룡이기에 한.미.일의 애니메이션에서 공룡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것은 역시 '아기 공룡 둘리'입니다.
여러분은 공룡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가 무엇인가요? 저는 '둘리'입니다. 거대한 남극의 빙산 한 조각이 한강으로 흘러 들어오고, 이 빙산 조각에서 억만년 전에 멸종된 공룡이 잠들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그 유명한 둘리입니다.
만화가 김수정에 의해 1983년 탄생한 둘리는 당시 최고의 월간지 <보물섬>에 연재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은 이후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으며, 1996년에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이 개봉하여 3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 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은 거의 20년이 흐른 지금봐도 꽤 탄탄한 스토리와 귀여운 캐릭터들로 무장한 영화입니다.
디즈니, 드림웍스 등 애니메이션의 블록버스터화를 추친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공룡은 꽤 인기있는 소재입니다. 그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다이너소어]와 [아이스 에이지 3 : 공룡시대]입니다.
[디이너소어]는 공룡을 소재로한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추천할만한 영화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기원전 6,500만년전 백악기. 포악한 카르노타우르스의 습격으로 부화 직전인 이구아노돈 알이 전부 짓밟힙니다. 그 중에서 알 하나가 먼 섬에 떨어져 극적으로 보화합니다. 그렇게 부화한 알라다는 여우 원숭이의 섬에서 평화로운 삶을 삽니다. 하지만 어느날 거대한 유성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섬은 파괴되고, 알라다는 여우원숭이들과 함께 안전한 서식지를 찾아 길을 떠납니다.
[다이너소어]는 기본적으로 알라다의 성장담입니다. 여우원숭이의 틈에서 자란 이구아노돈. 그는 여우 원숭이들 사이에서 외톨이지만, 위기의 상황에서 안전한 서식지를 찾는 모험을 떠나며 진정한 지도자로 거듭납니다. 비록 애니메이션이지만 실사를 방불케하는 영상과 디즈니다운 교훈적인 내용으로 어린 자녀들과 함께 보기에 딱 알맞은 영화입니다.
미국에서 디즈니, 드림웍스에 대항하는 새로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급부상 중인 블루 스카이의 대표 브랜드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 하지만 [아이스 에이지]는 공룡 시대가 아닌, 공룡이 멸종된 이후의 빙하기를 다룬 애니메이션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공룡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지나칠 수는 없죠. 시리즈의 3번째 영화인 [아이스 에이지 3 : 공룡 시대]에서 얼음 속의 신비한 공룡 시대가 존재한다는 설정으로 빙하기 주인공들을 공룡 시대에 떨어뜨려 놓았습니다. 그 결과 [아이스 에이지 3 : 공룡시대]는 시리즈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은 물론, 블루 스카이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보유 중입니다.
미국만큼이나 애니메이션 시장이 발달한 일본 역시 공룡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가만 놔둘리가 없죠. 저는 그 중에서 [고 녀석 맛나겠다]와 [극장판 도라에몽 : 진구의 공룡대탐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컴퓨터를 활용한 3D 애니메이션이 대세인 미국과는 달리 정겨운 색감이 특징인 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마치 동화책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전해줍니다. 그 중에서 [고 녀석 맛나겠다]는 특히 더욱 그러합니다. 사실 그림체로만 본다면 [다이너소어]와 비교해서 상당히 단순하지만 영화의 내용만큼은 절대 단순하지 않습니다.
[고 녀석 맛나겠다]는 육식공룡인 티라노사우르스인 하트가 길을 걷가가 우연히 공룡알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알에서는 초식공룡인 안킬로사우르스가 깨어나는데... 한입에 냉큼 삼킬 생각에 "고 녀석 맛나겠다"라고 군침을 흘리는 순간, 하트를 처음 본 아기 공룡은 타라노사우르스가 자신의 아빠인줄 알고 따릅니다. 그 뒤로 아기 공룡의 이름은 '맛나'가 되는데... 마치 늑대와 염소의 우정을 그린 [폭풍우 치는 밤에]를 연상하게 하지만 초식공룡 아기를 향한 육식공룡 아빠의 눈물겨운 부성애가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1969년 일본 쇼가쿠칸 잡지의 단편 만화로 시작해서 4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 캐릭터 '도라에몽' '도라에몽'은 수십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극장판 도라에몽 : 진구의 공룡 대탐험]입니다. 공룡알 화석을 찾아 도라에몽의 힘을 이용하여 부화에 성공한 진구. 그렇게 부화한 공룡에게 피스케를 1억년전 백악기로 돌려 보내기 위한 진구와 친구들, 그리고 피스케를 노리며 이를 방해하는 마스크맨. [극장판 도라에몽 : 진구의 공룡 대탐험]은 그들의 흥미진진한 모험을 다룬 애니메이션입니다.
조연으로도 매력적인 공룡들... [킹콩], [박물관이 살아있다], [로빈슨 가족],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블랑섹의 기이한 모험]
분명 공룡은 매력적인 소재이긴 하지만, 영화에서 공룡이 주인공을 맡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간혹 영화의 재미를 위해서 조연의 역할도 해내는데 무시무시한 공룡의 이미지로 인하여 이 조연의 재미 또한 쏠쏠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영화가 [킹콩]입니다. 1976년작 [킹콩]을 리메이크한 피터 잭슨 감독의 2005년작 [킹콩]은 원작 그대로 신비로운 해골섬에서 인간의 탐욕으로 인하여 잡혀온 킹콩의 액션과 로맨스를 담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킹콩의 어마어마한 위력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공룡이 이용됩니다. 바로 [킹콩]의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킹콩와 공룡의 대결 장면입니다. 공룡의 입을 맨손으로 찢어버리는 킹콩의 위력은 지금 다시 봐도 어마어마합니다.
[킹콩]이 공룡을 이용하여 킹콩의 위력을 영화 속에 효과적으로 드러냈다면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그 반대로 귀여운 공룡 뼈의 활약으로 웃음을 전해줍니다. 알수 없는 신비한 힘으로 인하여 밤마다 박물관의 전시물이 실제로 살아난다는 내용을 담은 코미디 [박물관이 살아있다].
이 영화에서는 수 많은 기발한 되살아난 전시물이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도 역시 최고는 공포심을 자아내는 티라노사우르스의 뼈입니다. 처음 래리(벤 스틸러)는 티라노사우르스의 습격에 혼비백산하지만, 사실 티라노사우스는 래리에게 놀자고 보채는 중이었던 것이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래리가 던져주는 뼈를 향해 돌진하는 티라노사우르스를 바라보며 공룡이라는 무서운 존재를 이용해 웃음을 안겨주는 숀 레비 감독의 연출력에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외에도 미국 애니메이션 [로빈슨 가족]에서도 공룡이 조연으로 출연합니다. [로빈슨 가족]의 공룡은 팔이 짧아 사냥을 할 수 없는 고달픈 운명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악당 캐릭터이지만 짧은 팔이 참으로 안쓰러웠던 기억이...
[미이라]의 브렌든 프레이저가 주연을 맡았던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에서도 역시 공룡이 등장합니다. 수년전 실종된 형의 오래된 상자 속에서 우연히 <지구속 여행>이라는 고서를 발견하고 책 속의 남겨진 암호를 따라 지구 중심의 세계로 통하는 빅 홀에 접어든 지질학자 트레버(브렌든 프레이저) 일행. 그곳에서 온갖 위험에 처하는데, 그 중 하나가 무시무시한 공룡의 습격입니다.
뤽 베송이 연출을 맡은 프랑스의 판타지 모험물인 [블랑섹의 기이한 모험]에서도 공룡이 나옵니다. 사후 세계의 생명을 살려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에스페란듀 교수가 박물관에 있는 100만년도 훨씬 더 된 익룡의 알을 부화시키고, 그렇게 깨어난 거대한 익룡이 파리를 혼란에 빠뜨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황당한 공룡의 세계... [고인돌 가족], [로스트 랜드 : 공룡 시대]
1994년에 만들어진 [고인돌 가족]은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입니다. 원시 시대의 인간을 현대의 삶과 비유하여 엮어낸 코미디적 감각이 뛰어난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에도 공룡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과학적으로 공룡과 우리 인류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원시인(그냥 통칭해서)들은 같은 시대에 살지 않았지만, 원시 시대를 강조하다보니 공룡이 등장하여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 셈입니다.
2009년에 만들어진 윌 페렐 주연의 코미디 [로스트 랜드 : 공룡 시대]는 타임머신을 이용하여 이상한 세계로 여행을 하는 릭 마샬(윌 페럴) 일행의 모험담입니다. 그들이 여행하는 이상한 세계에는 공룡이 등장하는데... 기존에 등장하던 공룡 중에서 가장 똑똑한 공룡이라는 점이 특이합니다. 상당히 황당한 영화이지만 윌 페렐의 코미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번쯤 보실만 할 듯.
우리나라의 공룡 영화도 진화중... [티라노의 발톱], [점박이 : 한반도의 공룡]
공룡 소재의 영화를 이야기하다보니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소동]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 영화뿐이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특수효과 기술의 놀랄만한 발전을 증명할 두 편의 영화가 바로 여기 있으니까요. 바로 [티라노의 발톱]과 [점박이 : 한반도의 공룡]입니다.
코미디언으로 인기가 높았던 심형래가 감독을 맡아 의욕적으로 만든 영화 [티라노의 발톱]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룡 영화라고 할만합니다. 영화의 내용은 기원전 5만년. 공룡의 제왕인 티라노사우르스를 숭배하는 원시인 부족. 주인공은 티라노의 제단에 바쳐진 여자 원시인을 구출하고 그로 인하여 부족장과 공룡의 추격을 받습니다.
이 영화가 개봉한 1994년은 하필 [쥬라기 공원]이 개봉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라서 관객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티라노의 발톱]은 우리나라 특수효과가 미국에 비해 얼마나 조잡한지 드러내는 단적인 예가 되며 관객의 조롱을 받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20여년이 지난 2012년은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EBS 다큐멘터리로 시작해서, 영화로 발전한 [점박이 : 한반도의 공룡]은 짧은 시간 동안 우리나라의 특수효과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8천만년 전 백악기를 배경으로 한반도에 살았던 타르보사우루스 가족의 막내 점박이의 성장담을 다룬 이 영화는 [티라노의 발톱]과는 달리 좋은 평가를 얻어내며 흥행에서도 성공하였고, 관련 캐릭터 산업도 진행되어 부가 수익도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점박이 : 한반도의 공룡]의 성공으로 우리나라도 공룡 소재의 영화를 잘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공룡을 소재로한 영화들은 의외로 많습니다. 네스호에서 사진이 찍힌 괴물이 공룡일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나올 정도로 공룡은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입니다. 네스호의 괴물을 소재로한 영화 [워터호스]처럼... 공룡 박사를 꿈꾸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이렇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더 많은 영화들이 나와줬으면 좋겠네요.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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