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로저 도날드슨
주연 : 나타샤 헨스트리지, 벤 킹슬리, 마이클 매드슨, 포레스트 휘태커
* 해설
[에어리언] 시리즈로부터 시작한 외계인에 대한 공포는 이제 공포영화의 일반적 소재로 자리잡았다. 외계인의 공포는 더이상 신선한 소재가 될 수 없었고, 까다로은 관객들을 자극시킬 수도 없었다. 하지만 할리우드는 이 식상한 소재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첨가시켜 [스피시즈]를 완성했다.
이 흥행의 마술사들이 첨가시킨 요소는 바로 에로티즘이다. 이 에로티즘을 위해 섹시한 외계인이 탄생했고, 그 주인공이 바로 캐나다의 슈퍼모델 출신 나타샤 헨스트리지이다. 그녀의 섹시한 모습은 관객들을 다시 영화관에 모여들게 만들었다.
연기경력이 전무한 나타샤 헨스트리지를 보필하는 조연급 연기자들은 [쉰들러 리스트], [시고니 위버의 진실], [벅시]에 출연했고, [간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벤 킹슬리를 위시하여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에서 개성적 연기를 보여준 마이클 매드슨, 최근 휘트니 휴스턴 주연의 [사랑을 기다리며]라는 영화를 연출하기도한 개성있는 흑인 연기자 포레스트 휘태커 등 실력파 연기자들로 짜여져 있다.
감독은 킴 베이싱어, 알렉 볼드윈의 [겟 어웨이], 톰 크루즈의 [칵테일], 케빈 코스트너의 [노웨이 아웃]을 연출한 로저 도날드슨이다.
* 줄거리
호주의 한 과학기지에 외계에서 보내온 메시지가 포착된다. 거기에는 새로운 형태의 DNA와 인간의 DNA를 합성하는 방법이 들어 있었고 과학자들은 그 설명에 따라 미국에서 실험을 시작했다. 그 결과 인간과 외계인의 합성 DNA를 가진 씰(나타샤 헨스트리지)이라는 여자아이를 탄생시킨다.
씰은 놀라운 성장능력을 보여주었고 그녀가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린 정부에선 그녀를 제거하라는 명령이 내려진다. 씰이 갇힌 유리방 안에는 독가스가 투여되고 씰은 유리방 안을 탈출하여 기차를 타고 LA에 도착한다.
아무런 도덕심도, 양심도 모르고 겁에 질리면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는 씰. 그녀를 제거하기위해 실험을 담당했던 피치(벤 킹슬리), 마음을 읽을 수 있고 현장을 보고 상황을 유추해내는 능력을 가진 댄(포레스트 휘태커), 인간 사냥꾼 프레스턴(마이클 매드슨), 생물종을 연구하는 하버드 대학 인류학자 아덴, 여류 분자생물학자 로라로 팀이 구성된다.
이들은 살인 행각을 벌이는 씰을 뒤쫓고 아이를 갖고 싶은 본능으로 남자를 찾아 헤매는 씰은 영리한 두뇌로 이들의 추적을 따돌린다. 결국 씰은 생명의 위험을 느끼자 자신이 죽은 것으로 가장하고 피치는 씰이 죽었다고 믿게 된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느낌을 가진 프레스턴. 프레스턴이 로라와 사랑에 열심일때 프레스턴에게 호감을 느낀 씰은 금발의 머리를 검은 머리로 염색하고 이들 앞에 다시 나타난다. 씰은 프레스턴과 로라의 정사를 훔쳐보다 아덴에게 들키고 아덴을 유혹하여 드디어 아이를 갖게 된다.
씰이 근처에 있음을 초능력으로 알아낸 댄은 프레스턴과 로라와 함께 아덴의 방에 찾아가지만 아덴은 이미 시체가 된 후였다. 다시 피치가 합류되고 이들 팀은 아이를 낳기 위해 지하로 숨은 씰을 뒤쫓는다. 이 추격으로 피치는 씰에게 당하고 댄과 프레스턴, 로라는 씰과 그녀가 낳은 아이를 어렵게 제거한다.
* 감상평
이 영화의 최대 흥행요소는 첫째로 '관객이 얼마나 매혹적인 외계인 씰에게 반하냐?'라는 것이다. 그 점에서 일단 이 영화는 성공을 거두었다. 나타샤 헨스트리지의 늘씬한 몸애와 가슴은 관객의 마음을 빼앗는다. 그녀는 스스럼없이 옷을 벗어 던지고 남자에게 다가가 '당신의 아이글 원해요.'라고 섹시하게 말한다. 그리고 클라이맥스인 라스트에선 끔찍한 괴물로 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연기력. 그녀의 연기력을 보충하기 위헤 캐스팅된 실력급 조연 연기자들의 활약은 '할리우드가 얼마나 약았나.'라는 것을 보여준다.
마이클 매드슨은 멋있었고, 사람의 마음을 읽는 댄이라는 이상한 캐릭터를 맡은 포레스트 휘태커는 그런대로 잘 해주었다. 씰이 외계인으로 변한 소름끼치는 장면은 공포영화로서의 제 몫을 해낸다. 더운 여름날 애인과 함께 부담없이 즐기기에는 더 없이 안성마춤인 영화이다.
1996년 6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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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오늘의 이야기
[스피시즈]는 어쩌면 뻔히 보이는 B급 SF 공포영화였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16년 전의 제겐 이 영화가 꽤 독창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종족번식 본능을 가진, 인간과 외계 생명체가 결합된 섹시한 외계인의 공격이라니...
하지만 [스피시즈]의 독특함은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전형적이고도 뻔한 B급 영화가 되어 사라집니다. 1998년 피터 메닥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스피시즈 2], 2004년 브래드 터너 감독의 [스피시즈 3], 그리고 2007년 닉 라이온 감독의 [스피시즈 4]에 이르러서는 번식 본능을 가진 섹시한 외계인이라는 설정만 남아 버립니다.
어쩌면 시리즈의 문제가 아닌 감독의 문제일지도... 사실 로저 도날드슨 감독은 오락 영화에 꽤 능력을 발휘한 감독이었습니다. 위의 글에서 언급한 영화들 외에도 [단테스 피크], [리쿠르트], [뱅크 잡] 등을 연출하며 할리우드 오락영화 감독으로도 꽤 오랫동안 활약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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