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6년 영화노트

엑조티카(Exotica) ★★★★1/2

쭈니-1 2012. 8. 21. 13:31

 

 

감독 : 아톰 에고이안

주연 : 미아 커쉬너, 브루스 그린우드

 

 

* 해설

 

47회 깐느 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고 캐나다 제니상 8개 부문을 휩쓸며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선 가장 우수한 캐나다 영화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린 [엑조티카]. 그러나 놀랍게도 관객들이 주목한 것은 '작가주의의 새로운 규범'이라는 찬사를 얻어낸 아톰 에고이안이 아닌 청초한 스트립걸 크리스티나 역을 맡은 18세 소녀 미아 커쉬너이다.

우리 관객에게는 무척 낯설은 이 배우는 스필버그의 [죠스]를 본 후 '내가 카메라 뒤에 서게 된다면 스티븐 스필버그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을텐데'라는 확신을 갖고 영화계에 뛰어든 당찬 소녀이다. 이미 말론 브란도와 매튜 브로데릭 주연의 [프레시맨]이라는 영화에 대사없는 단역을 출연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이제 스타이다. 그녀가 돈을 벌기 위해 팝콘을 팔았던 영화관은 이제 [엑조티카]를 상영 프로그램에 넣었다. 그녀의 얼굴이 매혹적으로 인쇄되어 있는 카다란 포스타와 함께...

 

* 줄거리

 

에릭과 크리스티나(미아 커쉬너)는 몇 년전 실종된 아이를 찾던 중 만나게된 후, 엑조티카에서 DJ와 댄서로 각각 일하게 된다. 그들은 한때 사랑했던 사이였지만 에릭이 엑조티카 여사장과 '아기를 갖게 해주겠다'는 불륜의 계약을 맺은 사실을 안 크리스티나는 그에게 냉담한 태도를 가진다. 그러나 에릭은 여전히 그녀를 향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프란시스(브루스 그린우드)는 세무 감사원으로 엑조티카의 단골고객이다. 그는 유괴되어 살해당한 딸과 자신의 동생과 불륜의 관계를 가지다 교통사고로 죽은 아내에 대한 가슴 아픈 기억으로 상실감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그는 엑조티카에서 위안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크리스티나는 그가 잃은 딸의 베이비시터였고 그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단 한사람이다.

어느날 프란시스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클럽에 온다. 그런데 그를 질투하던 에릭은 클럽의 규율을 어기고 프란시스에게 크리스티나의 몸을 만지라고 유혹한다. 결국 프란시스는 크리스티나의 몸을 만지게 된다. 프란시스는 내쫓기는 신세가 되고 엑조티카에 다시는 오지 못하게 된다.

프란시스는 자신을 충동하여 마지막 위안이던 크리스티나를 못만나게 한 인물을 찾아나서고 밀수의 증거를 잡고 있던 토마스에게 조건을 제시한다. 자신을 도와주면 잘 봐주겠다는...

토마스는 할수없이 엑조티카에서 크리스티나를 만나게 되고, 프란시스는 자신을 꼬드긴 인물이 에릭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결국 에릭을 죽이기로 결심하고 엑조티카 앞에서 그를 기다리지만 에릭이 몇년전 크리스티나와 함께 자신의 실종된 딸을 찾아낸 청년이라걸 알고 그를 용서한다.

 

* 감상평

 

우리에게 별로 소개될 기회가 없었던 캐나다의 영화를 접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특이한 영화이다. 상실감에 빠져 있는 중년 신사 프란시스. 스트립걸인 크리스티나, 크리스티나를 사랑하는 청년 에릭과 밀수꾼 토마스. 아톰 에고이안 감독이 이 4명의 주인공들의 관계를 마치 양파 껍질을 벗겨내듯 천천히 관객에게 내보인다. 

관객은 프란시스의 고통이 무엇인지, 그리고 크리스티나와는 어떤 관계인지, 토마스의 비밀은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영화가 진행되면 하나하나씩 알게 된다. 

무엇보다도 미아 커쉬너의 매력이 돋보인다. 하얀 블라우스, 짧은 체크 치마에 검은 스타킹을 신고 유혹하듯 춤을 추는 그녀의 모습은 매혹적이다.([쇼걸]의 엘리자베스 버클리의 추잡한 모습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1996년 6월 4일

VIDEO 

 

 


 

 

2012년 오늘의 이야기

 

사실 1996년에 쓴 [엑조티카]의 리뷰를 블로그로 옮기면서 처음엔 야한 영화라는 편견을 가졌었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 제가 기억하는 것이라고는 미아 커쉬너의 야릇한 춤이었거든요. 그런데 리뷰를 블로그로 옮기며 줄거리를 다시 읽으니 그렇게 단순한 영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현대인의 아픔과 상처, 치유와 용서에 대한 이야기인듯...

글을 쓰면서 '스티븐 스필버그보다 영화를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영화판에 뛰어 들었다는 당찬 여배우 미아 커쉬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래서 [엑조티카] 이후 그녀는 얼마나 당차게 영화 활동을 하고 있는지 검색을 해봤는데, 당황스럽게도 [일급살인], [블랙 달리아]에 출연했다고는 하지만 주연은 아니었던 듯 하고, 그녀가 주연을 맡은 영화 중에서는 제가 본 영화가 없네요. 역시 영화판이라는 것이 당찬 포부만으로는 안되는 곳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