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3월 6일 첫방송을 시작하여 1989년 10월 12일 막을 내리기까지 18년간 880회를 방송한 장수 드라마 [수사반장]. [수사반장]이 막을 내린지 벌써 22년이 흘렀건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최고의 수사극으로 [수사반장]을 꼽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 만큼 [수사반장]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증거겠죠.
2011년... [수사반장]의 후예임을 자처한 두 편의 수사극이 연달아 선보였습니다. 하나는 영화 전문 채널인 OCN에서 지난 11월 18일 첫방송을 시작했던 케이블 드라마 [특수사건전담반 TEN]이며, 다른 하나는 지난 11월 24일 개봉한 영화 [특수본]입니다.
[특수사건전담반]은 경찰청이 해결하기 어려운 상위 10%의 중범죄를 사전에 판별하여 특수사건전담반인 'TEN'이 해결한다는 설정에서 시작하였으며, [특수본]은 경찰 살인 사건의 해결을 위해 '특수수사본부'가 구성된다는 설정으로 진행됩니다.
[특수사건전담반 TEN]과 [특수본]모두 특정 팀이 구성되고 그 팀이 서로 협력하여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에서 팀플레이 수사를 앞세웠던 [수사반장]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팀 구성은?
[특수사건잔담반 TEN]은 전직 광역수사대 최고의 에이스였지만 현재는 현역에서 떠나 경찰 교유원 교수로 제직중인 팀장 여지훈(주상욱)을 축으로 형사 경력 24년의 베테랑 형사 백도식(김상호), 한국대 심리학과 수석 졸업에 프로파일러 특채 차석이라는 화려한 스펙에도 교통계, 단순 실종 사건 등 잡다한 업무만 담당하던 남예리(조안), 그리고 경찰청에 갓 입사한 신참 형사 박민호(조우식)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에 비해 [특수본]은 한번 문 사건은 절대 놓치지 않는 동물적 감각의 강력계 형사 성범(엄태웅), FBI에서 연수를 받은 범죄분석 전문가 호룡(주원), 그리고 성범의 파트너인 영순(이태임)과 성범에게는 친형과도 같은 인간미 넘치는 팀장 인무(성동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수사건점담반 TEN]와 [특수본] 모두 남녀노소 비율을 적당히 맞춘 팀 구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것은 진정한 [수사반장]의 후예라면 사건 해결에 있어서 주인공 한 두 명에 치중된 활약이 아닌 팀 플레이에 의한 활약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팀 구성원 간의 활약상은?
이런 부분에서 [특수사건전담반 TEN]은 우수한 성적을 자랑합니다. 이제 겨우 2회를 방영했을 뿐이지만 그들의 수사 방식은 주인공 한 사람에 의한 것이 아닌 각기 수사 방식이 다른 여지훈, 백도식, 조안, 그리고 그들을 보조하는 박민호의 철저한 팀 플레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특수본]은 여기에서 약간 아쉬운 점을 드러냅니다.사건 해결의 활약상은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성범과 주원의 파트너쉽에 집중되어 있고, 인무와 영순은 사건 해결에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무는 범인으로 의심받고, 영순은 액션 영화의 여성 캐릭터처럼 범인에게 인질로 잡히는 꼴사나운 모습마저 보이고 맙니다.
사건의 치밀함은?
[특수사건전담반 TEN]은 정통 수사극을 표방한 만큼 사건의 치밀함에 꽤 많은 공을 들인 티가 납니다. 1화인 '테이프 살인사건'의 경우는 너무 과도한 반전을 위해서 치밀함의 허점이 보이기도 했지만, 2화인 '낯선 자들의 방문'에서는 수사극의 묘미를 보여줍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특수사건전담반 TEN]은 범인을 그저 악한 자가 아닌 사연이 있는 불쌍한 사람들로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도 그러한 경향이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초반 [특수사건전담반 TEN]은 수사극의 묘미와 함께 시청자들의 감성적인 부분을 건드리며 재미를 획득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특수본]은 사건의 치밀함은 거의 없습니다. 사건 자체는 복잡하게 꼬여 있는 듯 하지만 너무 정해진 정답을 향해 정직하게 향하고 있으며, 후반에는 사회적 문제를 들먹이며 영화적 재미를 획득하려 합니다. 하지만 제한된 영화의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그러한 시도는 상당히 느닷없이 느껴질 뿐입니다.
[수사반장]의 진정한 후예는?
어쩌면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드라마의 특성상 [특수사건잔담반 TEN]은 [수사반장]과 좀 더 닮은 꼴로 극을 진행시키며 한동안 찾아 볼 수 없었던 정통 수사극의 재미를 잇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특수본]은 영화라는 한계 탓인지 여러 캐릭터 대신 주인공인 두 캐릭터에 모든 것을 집중했고, 범인보다는 배후 인물에 치중하며 마지막 반전에 공을 들이다보니 여기 저기 허점이 눈에 띕니다. 영화가 [수사반장]의 뒤를 잇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을지도...
암튼 [수사반장]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정통 수사극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는 제게 [특수사건전담반 TEN]과 [특수본]은 참 반가운 수사극이었습니다. 비록 [특수사건전담반 TEN]과는 달리 [특수본]은 기대했던 것만큼 정통 수사극의 재미를 제게 안겨주지 못했지만 [수사반장]의 향취를 TV에서, 그리고 극장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겐 2011년 연말 최고의 선물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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