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회사는 봄에는 토요일 하루 체육대회를 하고, 가을에는 1박2일 일정으로 야유회를 갑니다.
봄에 하는 체육대회는 잔디가 잘 깔려 있는 운동장 시설을 갖춘 곳을 예약하고, 직원들이 할 수 있는 축구, 발야구, 달리기 등 일정만 짜놓으면 되지만 가을에 가는 야유회는 신경을 써야 합니다.
매번 야유회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달리 해야하고, 먹을 것, 자는 곳 등 신경 쓸 부분이 한 두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관리부 팀장인 제게 가을 야유회는 가장 저희 회사에서 가장 크고,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할 행사입니다.
올해 가을 야유회는 여러가지 아이디어 중에서 자월도에서 갯벌체험과 후리질을 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일단 가을 야유회 프로그램이 결정되었으니 저는 직접 자월도에 가서 숙소를 둘러보고, 갯벌체험과 후리질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지난 화요일(9/7) 자월도 답사를 다녀왔답니다.
초보운전자 주제에 겁도 없이 차를 끌고 자월도를 가겠다는 당찬 계획을 세운 저는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9시 20분 자월도행 배에 올라탔습니다.
아래 사진은 제 차를 무사히 배에 주차해 놓고 뿌듯한 마음에(?) 기념 사진을 찍어 놓은 것입니다.
자월도에 가는 배는 인천 연안부두와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 있는데 그 중 대부해운에서 운영하는 배만 자동차를 갖고 탈 수 있습니다.
자동차 요금은 소중형이 36,000원, 짚차및 승용차가 40,000원입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는 자월도까지 1시간 20분 정도,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는 1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배를 탄다는 것이 흔한 일상이 아닌 저로써는 1시간 동안 바닷 바람을 맞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추억이었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새우깡을 얻어 먹기 위해 배 주변으로 몰려든 갈매기 떼입니다.
새우깡을 던지면 공중에서 묘기를 부리며 받아 먹는 갈매기를 비롯하여 사람의 손에 있는 새우깡을 낚아채 가는 갈매기, 그리고 바다에 떨어진 새우깡 쟁탈전까지...
새우깡을 던져주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객실로 들어가자 갈매기들도 떠나기 시작했는데, 그 중 미련이 남는 갈매기 몇 마리가 자꾸 절 애처럽게 쳐다봅니다.
하지만 전 그러한 갈매기에게 단호하게 한마디 했습니다.
"내가 먹을 것도 없다. 이 녀석들아!!!"(장하다.쭈니...)
그러한 갈매기를 보고 있자니 [니모를 찾아서]에서 '나 줘'를 외치던 그 무시무시한 갈매기 떼들이 생각나더군요.
바로 이 녀석들이죠. ^^
1시간 동안 바닷바람을 실컷 맞고 드디어 자월도 달바위 선착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생각보다 섬은 크더군요.
일단 숙소로 미리 지정한 장미정원 펜션을 찾아 나섰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부터 제 고난으로 가득찬 자월도 답사가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장미정원 펜션 주인이 전화기를 꺼놓고 광어 낚시를 가버린 것입니다.
순간 당황한 저는 자월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방황아닌 방황을 해야했죠.
무려 2시간 동안 섬에서 미아되는 줄 알았습니다.
방황 도중 제 차의 사이드 미러가 좋아보였는지 사이드 미러에 열심히 거미줄을 치던 저처럼 덜떨어진 거미 녀석을 만났습니다.
무서워서 손으로 떼어내지는 못하고 입으로 바람을 불어도 보고, 모래를 던져 보기도 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던 그 녀석은 결국 제가 자꾸만 귀찮게 하자 사이드 미러를 버리고 제 차의 밑 바닥으로 도망가더군요.
어쩌면 제 차의 밑 바닥엔 이 녀석이 지어놓은 아주 멋진 거미집이 펼쳐져 있을지도... ^^
12시가 넘어서야 장미정원 펜션 주인 아저씨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냐고 짜증을 버럭내자 자신이 직접 잡은 광어회를 대접해 주시더군요.
양식 회만 먹다가 자연산 광어회를 먹다보니 화가 저절로 누그러진...
참고로 자월도는 광어 낚시의 천국이라고 합니다.
위의 사진은 떡바위라는 곳입니다.
썰물 시간대가 되면 C자 형으로 된 안쪽 부분까지 바닷물이 쭈욱 빠진다고 하네요.
여기에선 물대만 좋으면 그 비싼 전복도 주울 수 있다고 합니다.
저희 회사 야유회의 기본 목적도 여기 떡바위에서 갯벌 체험 및 후리질을 하는 것이랍니다.
후리질이 뭐냐고요?
후리질은 절대 욕이 아니고요... -,-
위의 설명과 같이 갯벌에서 그물로 고기를 잡는 것이라고 하네요.
장미정원 펜션 사장님 말씀으로는 광어도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꿀꺽~ 침 넘어가는 소리... ^^)
간단한 답사를 마치고 오후 4시 20분 대부고속훼리5호를 타고 연안부두로 갔답니다.
연안부두에 도착하니 5시 50분 정도.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보다 10~20분 정도 더 소요되는 것만 같은...
암튼 일정은 망둥어 낚시, 갯벌체험, 후리질로 확정지었습니다.
일자는 낚시광이신 사장님께서 직접 잡으셨는데...
저희가 야유회가는 10월 8일~9일이 물대로는 1년중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좋은 날이라고 하네요.
역시 낚시광 사장님이 잡으신 일정답습니다.
암튼... 이러하여 2010년 추계 야유회 일정도 확정.
이제 그날 가서 열심히 조개 줍고 망둥어, 광어 잡는 것만 남았네요.
많이 잡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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