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우연히 TV를 보다가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울먹이며 인터뷰를하는 이범수를 보았습니다. 영화에서는 언제나 행복한 미소만을 짓는 그를 보았었기에 결혼 5개월만에 파경을 맞이했다며 울먹이는 그의 모습은 제겐 충격이었습니다. 영화속 해맑게 웃던 그의 모습이 실생활에선 결코 그렇지못했구나하는 생각에 측은한 생각이 들기까지 했습니다. 이범수의 뒤를 이어 이번엔 개그우먼인 김미화가 남편에게 맞고 살아다며 이혼 발표를 하더군요. 코믹 연기의 대가 이범수와 여성 개그우먼의 대모인 김미화의 그러한 불행한 눈물은 우리가 동경하는 연예계 스타들이 영화속, TV속에서 가공된 이미지와는 얼마나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지 이야기하는 것같아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그러한 이범수의 모습을 TV에서 보았기때문인지 비디오를 빌리려 오랜만에 들린 비디오샵에서 이범수 주연의 영화 [안녕! 유에프오]가 자꾸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지난 1월 극장에서보려다가 아깝게 놓친 영화였는데 이번 기회에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마스터 앤드 커맨더]를 아쉽게 제 자리에 꽂아두고 [안녕! 유에프오]를 꺼내들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일단 [안녕! 유에프오]는 제가 기대했던 것에서 단 한치의 오차도 없었던 영화입니다. 이범수는 여전히 귀엽고 천진만한 캐릭터를 천연덕스럽게 연기했으며, 이은주는 여전히 당당하지만 꼭 끌어앉아주고 싶은 예쁜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연기했습니다. 영화속 상현과 경우의 사랑 이야기는 다른 로맨틱 코미디 영화와 비교해서 무엇하나 특별한 것이 없었으나 이범수와 이은주는 자신의 매력으로 이 영화를 충분히 매력적으로 만들어버리는 위력을 발휘합니다.
이 영화를 보며 결코 잘생기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멜로 영화(약간 코미디를 가미한)에 잘 어울리는 이범수의 배우적 매력을 다시한번 확인했으며, [하얀방],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어울리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던 이은주도 자신의 매력이 아직은 멜로 영화에서는 충분히 유효함을 보여줬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정말 UFO를 찾아 옥상으로라도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영화를 보며 이범수의 귀여운 연기에 한참을 웃었던 저는 영화가 끝나고 파경을 맞이했다며 울먹이는 그의 모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어쩜 그렇게도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지... 배우들은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지만 [안녕! 유에프오]에서의 그의 모습과 파경 인터뷰를 하던 그의 모습은 도저히 한사람의 얼굴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달랐습니다. 이범수의 그런 너무나도 다른 두 얼굴을 생각하며 모두다 행복한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처럼 행복한 삶을 살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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