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메어]시리즈중에서 가장 끔찍하고, 가장 암울했던 [나이트메어 4]의 각본으로 헐리우드에 데뷔했고([다이하드 2], [클리프행어]로 유명한 레니 할린이 연출하기한 [나이트메어 4]는 아직도 제겐 가장 무서운 헐리우드의 공포 영화랍니다.), [LA컨피덴셜]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브라이언 헬게랜드는 감독 데뷔작으로 [페이백]이라는 다분히 느와르적인 액션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멜 깁슨이라는 헐리우드의 주류 액션 스타 배우를 캐스팅하였지만 [페이백]은 이전의 헐리우드 액션 영화와는 다른 암울한 느낌의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두번째 연출작에서 의외의 선택을 합니다. 중세를 배경으로 한 경쾌한 액션 코미디 [기사 윌리엄]을 감독한 것입니다. 물론 [기사 윌리엄]은 헐리우드에서 공전의 히트를 하며 브라이언 헬게랜드 감독을 [LA컨피덴셜]의 각본가가 아닌 진정한 흥행 감독으로 부상시켰습니다. 그러나 사실 밝고 경쾌한 [기사 윌리엄]은 브라이언 헬게랜드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어울리지 않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기사 윌리엄]은 재미있었지만 그만큼 제겐 낯설었죠.
브라이언 헬게랜드... 그는 누가 뭐래도 헐리우드에서 느와르 영화를 찍을 수 있는 몇 안되는 감독입니다. [LA컨피덴셜]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차이나타운]이후로 가장 완벽한 헐리우드 느와르 영화라는 것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몇안될 것입니다. 최근에 그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미스틱 리버]의 각본을 맡으며 그의 실력이 아직 녹슬지 않았음을 과시했습니다. 그러한 그가 [씬]으로 돌아왔습니다. 브라이언 헬게랜드 감독의 3번째 연출작인 [씬]은 스토리 라인으로보나 영화의 분위기로 보나 [나이트메어 4]와 [LA컨피덴셜]을 교묘하게 뒤섞은 영화인 것입니다.
데뷔작으로 스타급 배우인 멜 깁슨을 캐스팅함으로써 색다른 액션 영화는 만들었지만 자신이 하고 싶었던 느와르는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그는 [기사 윌리엄]으로 흥행에 대한 갈증도 말끔히 해소하고 마침내 [씬]으로 자신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씬]은 그렇기에 꽤 괜찮은 영화입니다. 브라이언 헬게랜드 감독을 좋아하는 제겐 [페이백]의 뭔가 2% 부족한 그 무엇도 채워주고, [기사 윌리엄]의 헬게랜드 감독 답지않은 낯설음도 말끔히 해소시켜준 영화입니다.
시종일관 어두운 이미지로 관객앞에 서는 [씬]은 눈부신 로마의 풍경조차도 음침한 비밀이 숨겨진 이교도의 음모처럼 보이게 할 정도입니다. 비록 정교한 스릴러와 심령 공포물 사이에서 스토리 라인은 약간의 표류를 하는 듯이 보이고, [기사 윌리엄]의 히어로 헤쓰 레저와 셰넌 소새이먼을 [씬]에도 고스란히 캐스팅하여 영화의 분위기와 배우의 이미지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이 영화의 어둠의 매력은 이 모든 단점을 간단히 뒤덮어 버립니다.
브라이언 헬게랜드여! 어둠으로 귀환한 것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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