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과연 어디까지 허용되어야만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영화, 자유를 찾아 체코에서 미국으로 망명했던 밀로스 포먼의 <래리 플린트>는 이 어려운 질문에 도전장을 냅니다.
밀로스 포먼 감독이 선택한 소재는 바로 <허슬러>라는 포르노 잡지의 창간인인 래리 플린트. 그는 음란물 발행 혐의로 72년부터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법정 투쟁을 벌인 인물입니다.
래리 플린트는 말합니다.
'청소년들이 술집에서 술을 마신다면 그 술을 판금시킵니까? 허슬러가 싫다면 보지 않으면 될것 아니요?'
'살인은 불법 행위지만 살인 현장을 찍으면 퓰리쳐감입니다. 그런데 섹스는 합법적이고 누구나 즐기는 것인데 왜 섹스장면을 찍으면 불법인거죠?'
영화는 포르노 사진과 전쟁 사진을 번갈아 보여주며 어떤 것이 더 추악한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이쯤되면 단지 포르노 잡지의 창간인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것에 대한 호기심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진지한 사색으로 변합니다.
게다가 이 영화의 뛰어난 점은 이 영화를 결코 자유를 위해 법정 투쟁을 벌이는 래리 플린트에 대한 영웅담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이며, 이 영화는 관객에게 이러한 것들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장을 만들어준 겁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만약 영화가 이러한 진지한 질문으로 일관했다면 영화는 지루해졌을 겁니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지루하다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죠.
그러한 점을 의식했는지 이 영화는 래리 플린트의 연인이며 33세의 나이로 에이즈에 걸려 짧은 인생을 마감하는 알리사를 등장시켜 영화적인 재미마저 살립니다.
특히 알리사역의 커트니 러브는 거의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는데 이 영화를 보았던 97년 당시 저는 그녀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포르노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나에게 가르쳐준 첫번째 여성.'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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