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언제나 절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그의 감독 데뷰작이었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라는 영화에선 너무나도 지루함에도 불구하고 왠지 지워지지않는 영화에 대한 느낌때문에 당혹스러웠고, 그의 두번째 영화인 <강원도의 힘>에선 마치 나의 일상을 담은듯한 그 담담한 영상에 당혹스러웠었습니다. 그의 세번째 영화인 <오! 수정>에서는 남녀간의 사랑을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그려낸 그 대담함에 당혹스러웠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의 네번째 영화인 <생활의 발견>에서는 사랑의 이중성을 정확히 잡아내는 그 통찰력에 또 당혹스러웠습니다.
홍상수 감독 영화의 특징은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제외하곤 모두 너무 일상적이라는 점입니다.
지금까지의 다른 영화들은 화면을 예쁘게 치장하고, 캐릭터들을 멋지게 꾸미며, 대사는 미사여구로 관객들을 현혹시켰습니다.
그런데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은 마치 내 자신을 보는 것처럼 덤덤합니다.
<생활의 발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춘천과 경주를 오가는 이 영화는 그러나 멋진 화면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아주 일상적인 화면을 만들어냅니다.
주인공인 경수 역시 그러합니다. 그는 결코 다른 멜로 영화의 주인공처럼 멋지않습니다. 단지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인양 아주 평범합니다.
그가 춘천과 경주에서 겪는 연애담들도 멋지고 환상적이긴 커녕 지극히 세속적입니다.
영화에서 아름다운 꿈을 원하는 관객들에겐 분명 그의 영화는 지루한 현실만을 각인시켜줍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새롭습니다.
아름답고 슬프게만 꾸며졌던 영화속의 사랑에서 벗어나 <생활의 발견>은 지금 우리의 사랑 그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줍니다.
만약 여러분이 새로운 멜로 드라마를 원하신다면 아마 <오! 수정>과 <생활의 발견> 만큼 새로운 멜로 영화를 찾을 수 없을 겁니다.
P.S. 극중 경주 여인 선영역을 맡은 추상미는 여관방에서 옷을 벗고 경수에게 묻습니다.
"제 가슴 예뻐요?"
그 순간 영화를 보던 나의 입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한마디...
"가슴 정말 예쁘당~~~" ^^; (쭈니는 늑대~~~ 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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