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화성침공(Mars Attacks) ★★★★1/2

쭈니-1 2009. 12. 9. 13:02

 

 



감독 : 팀 버튼
주연 : 잭 니콜슨, 글렌 클로즈, 아네트 베닝, 피어스 브로스넌, 데니 드비토, 마틴 쇼트, 사라 제시카 파커, 마이클 J 폭스, 나탈리 포트만, 리사 마리

96년 최고의 히트작 [인디펜던트 데이]의 반댓말은 아마도 팀 버튼의 [화성침공]일 것이다.
헐리우드의 악동 팀 버튼은 대통령이 전투기를 몰며 미국의 국민들과 힘을 합쳐 어마어마한 외게인들을 쳐부순다는 [인디펜던트 데이]를 보고 분명 콧웃음을 치며 '말도 안돼'라고 중얼거렸을 것이다.(아니면 황당한 스토리를 듣고 보지도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멍청해보이는 화성인들에게 지구인들이 철저히 농락당하는 영화를 만들었으며 예상대로 한참 '팍스 아메리카'가 유행하는 헐리우드에서 [화성침공]은 외면당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은 팀 버튼을 즐겁게 했다. 아마도 [배트맨 1, 2]의 예상치못한 성공후 실패하고 싶어 안절부절했던 그였기에...(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다.)
암튼 팀 버튼이 [화성침공]을 위해 끌어들인 헐리우드 스타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족히 10명이 넘는 주연급 배우들을 열거해놓고 그들을 하나씩 죽이면서 헐리우드의 스타 시스템과 '팍스 아메리카'를 비웃고 있다.
팀 버튼의 도마위에 오른 인물은 첫번째 정부이다. 대통령(잭 니콜슨)과 그의 보좌관(마틴 쇼트) 그리고 장군들이다. 화성인의 등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멍청한 대통령과 거만한 영부인(글렌 클로즈) 그리고 '여자 밝히기'가 취미인 대통령 보좌관과 기회주의자 장군과 호전적 장군 모두 여지없이 화성인에게 처참하게 당한다.
화성인들에게 지구를 정복하려면 변호사가 필요하다고 떠들어대는 변호사(데니 드비토)와 화성인 침공과는 아랑곳없이 투기에만 열을 올리는 자본가(잭 니콜슨 - 1인 2역을 맡았다) 잘난척하는 과학자(피어스 브로스넌)와 시청율에만 열을 올리는 TV앵커들(사라 제시카 파커, 마이클 J 폭스)도 봉변을 당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한마디로 팀 버튼은 '미국을 이끌어나가는 엘리크들이 모두 쓰레기이다'라고 말하고 있는듯 하다. 이와 반대로 화성인에 맞서 미국을 지키는 인물들은 모두 소외된 인물들이다.
부모님의 편파적인 사랑으로 인해 따돌림당하는 청년이라던가, 힘없는 할머니, 학교안가기를 밥먹듯이하는 흑인 꼬마들과 아버지라는 무거운 짐을 들쳐맨 은퇴한 권투선수, 그리고 알콜에 중독된 호나경 주의자(아네트 베닝)와 대통령의 반항적인 딸(나탈리 포트만)등이다. 그들은 흘러간 옛 노래를 이용하여 화성인들을 무찌른다. 팀 버튼 감독은 미국의 주축을 이루는 엘리트들보다 소외되고 힘없는 자들이야말로 미국의 미래라고 소리쳐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팀 버튼의 장난끼가 극에 달한 것같은 작품이기도한데 영화를 보면 팀 버튼의 장난끼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아끼던 강아지와 몸을 이식한 TV 여성 앵커와 머리만 남은 과학자의 사랑고백, 환경을 오염시키다가 거대한 지구본에 깔려죽는 자본가, 화성인에 의해 난쟁이가 되어 밟혀죽는 호전적인 장군등의 장면은 잔인해야하는 장면속에의해 유머를 집어넣은 팀 버튼의 장난끼어린 재치로 보인다.
화성인의 공격에 용감히 맞서 뛰어들다가 봉변당하는 어벙한 군인의 모습은 헐리우드의 영웅주의를, 사랑하는 이를 위해 위험을 무릎쓰고 뛰어들었다가 손만 남고 죽어버린 마이클 J 폭스의 모습은 헐리우드의 낭만주의를 풍자했으며, 대통령의 감동어린 연설에 눈물을 흘린후 대통령을 죽여버리는 장면은 그 동안 너무 과잉적으로 치장되었던 헐리우드의 감동주의를 풍자하고 있다.
별로 진지하지도 않고 특별한 내용은 없으나 팀 버튼의 장난끼를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작품이다.

P.S. 우스꽝스럽게 걸으며 대통령 보좌관을 유혹하는 글래머 외계인 리사 마리의 색다른 매력도 감상하길... 그녀는 팀 버튼의 부인이란다.

1997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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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화성침공]은 이 영화를 봤던 그땐 별넷반밖에 안줬지만 지금은 별다섯을 주고도 안아까운 영화랍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진가가 발휘되는 영화인 셈입니다.
 2006/06/18   
영원..
같이 보자며.. 빌려오신 비디오였습니다..
[참.. 희한하시지.. 7살 때부터.. 애들 무서워할 만한 것만 빌려다가 보여주시는 아버지였습니다.. 사탄의 인형.. 화성침공..]
그 때는.. 정말 다시 보고 싶지 않아.. 라고 저주까지 했던 영화가.. 지금은 '어떻게든 다시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팀버튼의 매력을 몰라보고.. "팀버튼의 화성침공"이라는 이름 하나만은.. '나쁜 팀버튼'이라고 했던 어린 제가 후회스럽기도.. ㅎ;
 2006/06/21   
쭈니 아버님께서 멋있으시네요.
저희 아버지는 제가 처음으로 같이보자고 빌려온 [그렘린]이라는 영화를 보시다가 '세상에 이렇게 재미없는 영화는 처음분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셔서 어린 제 마음에 상처를 남기셨죠.
그 이후로 저희 아버지와는 영화 코드가 안맞아 같이 영화 안본다는... ^^;
 2006/06/22   
영원..
코드가 맞아도.. 아버지가 빌려오신 것은.. '절대로 제대로 못 본다.'라는 법칙이 깨어지지 않아서.. 사실.. 좋지만은 않습니다. 화성침공도 그랬고, '그린 마일'도 제가 보려고 했다면 다 보았을 것은.. 자다깨서 결말만.. '두사부일체'도.. 자다깨서 결말만.. 도대체.. 왜 아버지랑 같이 보면.. 잠드는지.. 재밌는 영화도 그러니.. 더 난감합니다. ㅎ;;  2006/06/23   
쭈니 이상한 징크스네요. ^^  2006/06/23   
ssook
보면서 너무너무 재밌었던 영화였는데.....ㅎㅎ
연기잘한다 하면 이들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 명배우들이 나와서는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여주는데.....ㅋ
이 영화 뒤부텀 이 감독 영화는 찾아서 봤어요.
 2006/06/30   
쭈니 팀 버튼... 찾아서볼만한 자격이 있는 감독입니다. ^^  200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