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영화에 대한 생각들

<로보트 태권브이 X 크로스 데스크 세트> 출시를 바라보는 내 심정

쭈니-1 2016. 5. 27. 14:11

 

 

'로보트 태권 V'가 내게 갖는 의미

 

모든 남자 아이들이 그러했듯이 제게도 어린 시절에는 로보트 만화영화가 최고였습습니다. 특히 저는 어렸을 적부터 로보트에 대한 애착이 강했는데, '마징가 Z','그레이트 마징가' 등 로보트 만화영화가 방영하는 날이면 밖에서 노는 것을 포기하고.순정 만화를 보겠다는 누나, 여동생과 싸워가며, 집에 한대 밖에 없는 TV앞에 바짝 앉아 로보트의 활약에 열광했습니다.

그 시절 [로보트 태권 V]는 말 그대로 최고였습니다. [로보트 태권 V]는 TV시리즈가 아닌 극장용 장편만화영화인 탓에 '마징가 Z', '그레이트 마징가'처럼 매주 볼 수는 없었지만, 명절 특선으로 [로보트 태권브이]가 TV에 방영하는 날이면 제 마음 속은 축제가 되었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로보트 태권V]를 보고 또 봤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로보트에 열광하는 어린 남자 아이로 머물 수는 없기에 저 역시 성인이 되었고 [로보트 태권 V]는 추억으로 머물렀습니다. 그런 제 추억 속의 [로보트 태권 V]가 다시 소환된 것은 2007년 1월입니다.

[로보트 태권 V] 탄생 30주년 기념으로 디지털 복원된 [로보트 태권 V]가 극장에서 상영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로보트 태권 V]가 디지털 복원되어 30년만에 극장 재개봉을 했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로보트 태권 V]를 저는 웅이와 함께 극장에서 관람을 했다는 점입니다. 요즘은 웅이와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일상화되었지만, 2007년 당시만해도 다섯살에 불과했던 웅이는 컴컴한 극장을 싫어했었습니다. 그랬던 웅이가 2007년 1월, 저와 [로보트 태권 V]를 극장에서 함께 관람을 한 이후부터 저와 같은 영화광의 길에 접어든 것이죠.

어린 시절에는 그저 로보트 만화영화가 좋았기에 [로보트 태권 V]에 열광했다면, 어른이 되고나서부터는 웅이와 함께 열광하며 즐길 수 있는 세대를 뛰어넘는 컨텐츠로써의 [로보트 태권 V]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후 실망스러운 '로보트 태권 V'의 행보

 

[로보트 태권 V]는 2007년에 재개봉되어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로보트 태권 V]는 65만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이러한 흥행 성공에 힘입어 (주)로보트태권브이의 신철 대표는 제작비 200억 규모의 '로보트 태권 V'의 실사영화 게획을 발표했습니다. 감독은 [구타유발자], [세븐 데이즈]의 원신연 감독으로 내정되었습니다.

실사판 '로보트 태권 V'는 한때 실사 영상 일부를 공개하며 2009년 하반기에 개봉한다고 발표가 되었고, 저는 큰 기대를 안고 실사판 [로보트 태권 V]의 개봉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약속되었던 2009년 하반기가 지나도 실사판 [로보트 태권 V]의 개봉 소식을 들려 오지 않았습니다. 거대 로봇을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로 표현하려다보니 기술적인 문제와 제작비가 발목을 잡은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기다렸습니다. 조금 늦어도, 조금 미숙해도, '로보트 태권 V'는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와 줄 것이라고...

제가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렸던 '로보트 태권 V'를 다시 만난 것은 어이없게도 OK저축은행 TV광고에서였습니다. 제2 금융권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좋지 않은 제게 OK저축은행 광고에 등장한 '로보트 태권 V'의 모습은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물론 '로보트 태권 V'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렇게라도 제작비를 끌어모아 실사판 [로보트 태권 V]가 개봉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지금 이때, 내가 다시 '로보트 태권 V'를 이야기하는 이유

 

실사판 [로보트 태권 V]가 당당하게 극장 개봉을 하는 날까지 잠시 '로보트 태권 V'에 대한 제 관심을 끄려고 했는데, 최근 '로보트 태권 V'는 다시 제 관심의 중심으로 들어왔습니다. 미국 만년필 브랜드인 크로스 만년필에서 <로보트 태권브이 X 크로스 데스크 세트>가 출시되었다는 소식이 제게 들려온 것입니다.

만년필과 '로보트 태권 V'의 만남이라니... 이건 아마도 저처럼 어린 시절 '로보트 태권 V'의 추억을 간직한 중년 남성을 위한 기획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8cm 높이의 '로보트 태권 V'의 피규어와 크로스 만년필을 세트로 묶은 <로보트 태권브이 X 크로스 데스크 세트>는 만년필보다는 부담없는 볼펜에 더 익숙한 제게도 갖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 일으키네요.

때마침 <로보트 태권브이 X 크로스 데스크 세트>를 판매하는 곳이 저희 회사와 거래처라서 판매 담당자에게 <로보트 태권브이 X 크로스 데스크 세트>에 대한 정보를 상세하게 물어봤습니다. 현재 교보 광화문점에서 예약 판매중이며 정상 소매가는 215,000원이라고 하네요. 조금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로보트 태권 V' 40주년 기념 한정판이고하니 분명 그만한 가치는 있어 보입니다. <로보트 태권브이 X 크로스 데스크 세트>는 두가지 버전이 있는데, 오리지날은 400개, 화이트는 100개 한정 수량으로 판매를 한다고 합니다.

<로보트 태권브이 X 크로스 데스크 세트>의 영업 담당자에 의하면 장식장에 들어가서 진열되는 피규어가 아닌 남자의 책상을 빛나게 해줄 아이템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번 달에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사려고 했었는데 <로보트 태권브이 X 크로스 데스크 세트>를 보고나니 내 책상을 빛나게해줄 <로보트 태권브이 X 크로스 데스크 세트>에 자꾸 마음이 갑니다. (에잇, 영업담당자의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갈테닷!!!) 그 전에 일단 사진들로 대리만족부터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