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블로그생활

블로그를 하다보니 욕심이 생기더라.

쭈니-1 2010. 9. 17. 15:35

이제 아시는 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전 거의 10년 동안 꼬박꼬박 호스팅 비용을 내며 고집스럽게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했었습니다.

한때 싸이월드 열풍이 불어서 많은 분들이 귀찮은 개인 홈페이지를 접고 미니 홈피로 이사를  갈때도 꿋꿋하게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했고,

미니 홈피의 열풍이 한풀 꺾이는 대신 블로그가 유행이 될 때도 제 고집은 꺾이지 않았었습니다.

그렇게 개인 홈페이지가 좋았던 이유는 그냥 순수하게 제 유일한 관심사인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과 제 홈페이지를 통해 소통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제가 작년 겨울 개인 홈페이지를 결국 문 닫고 블로그로 이사를 왔습니다.

처음엔 블로그에서도 개인 홈페이지에서처럼 순수하게 제가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글을 올리고,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블로그는 또 틀립니다.

순위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그러한 순위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냥 순위가 올라가면 좋고, 내려가도 어쩔 수 없고...

그런데 제 글이 베스트 글이 되고 순위가 올라가고,

순위가 올라가자 그에 따른 방문자가 눈에 띄게 많아지고,

댓글과 방명록 글도 많아지고 나니, 이젠 순위에 대한 욕심이 생깁니다.

개인 홈페이지를 할 땐 그냥 열심히 영화 관련 글을 올리는 것 밖에 모르던 제가,

요즘은 어떤 글을 올려야 베스트 글이 되어 view 순위가 올라갈까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 관련 글만으로는 한계가 있더군요.

블로거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얻는 글이 드라마 리뷰나 연예인들 이야기라는 점,

그리고 Daum에서 적극 밀고 있는 주제가 맛집 리뷰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도 영화 리뷰에만 멈추지 말고 드라마 리뷰, 연예인들의 시덥지 않은 이야기, 그리고 동네 맛집 리뷰 등을 쓸까 고민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전 드라마를 잘 안봅니다.

드라마 리뷰를 쓰려면 드라마를 봐야 하는데... 전 드라마 볼 시간이 있으면 영화 한 편을 더 보는 쪽을 택하고 맙니다.

드라마를 잘 안보는 제가 드라마 리뷰를 쓴다는 것은 말도 안되기에 포기.

그렇다고 연예인들의 이야기 역시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왜 타블로의 학벌이 법정 다툼까지 벌어져야 할 문제로 번져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신정환의 도박, MC 몽의 병역기피가 사법기관보다 먼저 네티즌의 처벌을 받아야 하는지도 이해가 안됩니다.

그들을 옹호하고 싶지도 않지만 제 소중한 시간을 그들을 욕하는데 쓰고 싶지도 않습니다.

결국 연예인 이야기도 포기.

마지막 맛집 리뷰는 더더욱 어렵더군요.

배가 고프면 동네 라면은 물론 김밥천국의 천원짜리 김밥도 별미로 느껴지는 제 싸구려 입맛 덕분에 맛집을 찾아 헤매는 것은 제겐 이해 불가의 행동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맛집 리뷰를 쓰려면 외식을 해야하는데...

외식을 할 만큼의 돈벌이를 하지 못하는 관계로 역시 포기.

요즘 제 블로그의 댓글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방명록에 글을 남겨 주시는 분들 역시 가뭄에 콩나듯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것 저것 생각해봐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영화와 관련된 제 일상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역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겠습니다.

view순위?

베스트글?

이제 이딴거 신경쓰지 않고

예전에 개인 홈페이지 하듯이 제가 쓰고 싶은 영화 관련 글이나 열심히 쓰며

영화를 통해 저와 소통하고 싶어 하는 분들의 댓글 및 방명록글을 기다리는 묘미를 느껴야 겠습니다.

괜한 욕심으로 한동안 싱숭생숭했던 쭈니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