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웃들의 공간/다다

사랑의 유형지-불륜도 사랑이냐?

쭈니-1 2010. 9. 1. 12:30

 

 

당신은 나쁜 사람입니다.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죽여달라고 외칠 정도로

나를 사로잡아버렸죠. 하늘까지 날아오른 여자는 다시 땅에 내려올 수 없어요.

이젠 한계가 왔습니다. 역을 하나씩 지나칠 때마다 죄의 무게가 짓눌러 옵니다.

이제 어느쪽도 택할 수 없게 됐어요. 그래서 당신이 죽여줘야 합니다.

미안해요. 그리고 정말 고마워요.

 

여주인공 후유카가 죽음의 정사전에 미리 쓴 유서의 내용이다.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를 영원히 소유하기위해 그 남자를 살인자로 택한 것이다.

주례사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 까지 사랑하라'는 말은 이

영화에선 통용되지 않는다.

죽음은 그들에겐 사랑의 영원성을 어넣어주는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일본 영화는 불륜도 아름답게 만드재주가 뛰어난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일본인들의 정서대해 생각해 보았다.

뜨뜨미지근한 '메디슨카운티의 다리'에게 한 방 먹인 일본인의 정서는 완전 쌔끈하다.

'사랑은 법정에서 다루지말라'고 외쳐대는 와타나베준이치 원작의 일본박스오피스1위를

줄기차게 달렸던 영화를 보면서 일본 여성들 얼마나 많은 눈물을 훔쳤을까... 

 

 

남녀간의 사랑이 어느 한 쪽의 죽음으로 끝나는 스토리는 작가들이 옛날부터 써 온 전형

적인 결말이다.

영원한 사랑을 위해 스스로 죽음을 택하기도 하고 사랑을 배신했다고 상대를 죽이기도

하는 것이 인간의 이기적인 사랑이다.

죽음과 바꿀만한 사랑을 해보지못한 나로서는 참 어려운 얘기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죽어도 좋을 사랑을 한 번쯤 해보고 싶다는 여자들로 법원이 북적대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이 살짝 드는 영화였다.

너덜너덜한 불륜 드라마, 호기심으로 딱 한 번 보고 다시보고 싶지 않은 영화.

한 마디로 요약하면 '내가 하면 로맨스요 네가 하면 불륜이다' 많이 들어본 얘기죠?

사람들은 왜 이런 막장 드라마에 열광하는 것일까.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요즈음의 인스턴트식 사랑에 환멸을 느낀 것일까

그리하여 목숨을 걸만한 뜨거운 사랑에 갈증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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